[내가 읽은 책] 도서관, 복합문화 공간이 되다

입력 2023-02-16 14:10:34 수정 2023-02-18 06:50:18

도서관은 살아 있다(김상진/ 학이사/ 2021)

'용학이네 사람책방에 사람책을 모십니다.' 대구 용학도서관에 걸린 현수막 내용이다.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에서 빠야족은 자이언트 고깔을 쓰고 인간 카트가 된다. "필요한 걸 말해라. 우리가 데려다 준다." 사람책은 일상적이지 않은 종교, 성적취향, 인종, 직업 등을 가진 사람책을 통해 편견과 선입견을 없애자는 취지(140쪽)에서 시작되었다.

도서관은 갖춰진 플랫폼 위에 창의적인 기획을 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49쪽)이라고 말한 용학도서관 현장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유튜브에는 동아리 회원들의 '덴동어미 화전가' 낭송 영상이 있고, 독립운동가 백당 정기헌 선생의 증손녀 사람책은 '우리의 역사, 나의 역사'를 강연한다. 1월 북큐레이션에서 '나이 먹기 싫을 때 읽는 책'을 전시하고, '양말 토끼 인형 만들기'를 테마 체험으로 진행했다.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라고 강조한 근대 도서관학의 아버지 랑가나단의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도서관은 살아 있다'는 '우리의 삶을 바꾸는 도서관', '코로나 시대의 도서관', '도서관과 독서문화', '지역사회와 도서관'으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전자책을 무료로 읽을 수 있는 대구전자도서관(85쪽),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하여 책을 통해 기성세대와 청년들이 서로 마음을 잇자는 '대구, 책으로 마음잇기' 행사(126쪽) 기록이 실려 있다. 또한 1910년대 대구에서 '대한광복회'를 조직해 독립운동을 준비한 박상진 총사령관(176쪽)에 대한 재조명이 눈길을 끌었다.

저자는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기자생활을 하였다. 현재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 관장이다. 이 책은 저자가 도서관 현장에서 기획하고, 실천하고, 느낀 것을 정리한 것이다. '2022년 세종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책에는 독서와 도서관의 역할에 관심이 있는 사서 및 일반 시민에게 솔깃한 정보들이 깨알처럼 박혀있다. 정보사회에서 도서관이 지역주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공공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도서관은 이제 독서실과 책 대여점 기능을 넘어 라키비움(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에서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전시품들은 밤마다 살아난다. 하지만 이곳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살아있는 도서관이 있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지역공동체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고 말하는 그런 도서관이….

정규진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