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합방’ 중 잠든 여성 추행한 30대 BJ, 법정구속

입력 2023-02-10 14:59:57 수정 2023-02-10 15:05:50

술 취해 잠들자 뒤에서 껴안고 골반 사이즈 재는 등 추행
피해 장면 인터넷 방송으로 퍼지는 등 2차 피해도 지속

대구지법·대구고법 현판
대구지법·대구고법 현판

인터넷 방송을 함께 하자며 부른 여성이 만취해 잠들자 추행한 20대 유명BJ가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는 10일 오전 준강제추행 및 준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0) 씨에게 징역 3년 및 성폭력 치유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선고했다.

아프리카TV '베스트BJ' 이력까지 있는 유명 인터넷방송인인 피고인은 2021년 3월 11일 방송을 구실로 피해 여성 B씨에게 접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방송을 함께 진행하다 만취 상태가 된 B씨가 잠들자 뒤에서 껴안거나 골반사이즈를 재는 등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지속했고, 이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유출되기까지 했다. A씨는 방송 종료 후에도 B씨를 간음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당시 B씨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피해자가 이런 행위를 승낙했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가 잠들기 전 방송에서 했던 발언이나 범행 당시 장면이 담긴 동영상 등을 근거로 판단했을 때 A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B씨는 방송 당시 신체접촉이나 교제하지 않는 상대방과의 성관계 등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고, 방송을 종료하지 않는 게 안전할 것이라고 보며 '노방종'이라는 얘기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고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A씨가 유죄라고 평결했다. 6명은 징역 3년을, 1명은 징역 4년이 합당하다고 양형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죄질이 매우 나쁜데도 불구하고 무죄를 주장함을 넘어서 상대방이 무고를 하고 있다는 뉘앙스로 얘기하고 있다"며 "생방송 중 피해사실이 여전히 인터넷에 퍼지고 있는 등 피해자의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이 크고, 경제적 보상이 이뤄지더라도 상처가 아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