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모임 공간담화·도시사학회 지음/ 서해문집 펴냄
서울엔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천여 명이 살고 있다. 가히 '서울공화국'이라는 별칭이 과장된 표현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울'이란 도시를 얼마나 알까.
이 책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다소나마 주고 있다. 책의 내용은 다양한 이력의 1천만 명이 사는 서울이라는 도시공간이 개개인의 서사가 한데 모인 거대한 '기억의 저장소'라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도시 곳곳에 켜켜이 쌓여 있는 개개인의 각별한 경험은 무색의 공간을 다채로운 삶이 녹아든 '애착'의 장소로 바꾸었고, 다음 세대로 계승된 기억은 시간의 무게와 함께 특정의 공간들에 '장소성'을 부여했다. 이처럼 이 책은 서울 사람들보다는 서울이라는 도시공간이 품어온 오랜 기억들을 모은 것이다.
1부에서는 한양도성 내부인 ▷서대문 ▷동대문 ▷광화문 ▷정동 ▷청계천 ▷을지로 ▷종로 ▷동대문 등에 대해 조명한다. '동대문, DDP 아래에 묻힌 이야기들'은 동대문 일대의 역사 지층을 시간순으로 복원했다. 동대문디자인파크(DDP) 자리는 본래 한양도성 성곽이 지나고 하도감(下都監)이 있던 곳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항일 기운을 스포츠로 돌리려 경성운동장이 건설되고, 해방 후에도 서울운동장이라는 이름으로 그 명맥을 유지했다. 그러나 기능을 상실한 서울운동장의 재개발 과정에서 발굴된 조선시대 유적은 개발의 방향을 '다목적 시민공원'에서 '역사문화공원'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2부에서는 ▷황학동 ▷혜화동 ▷여의도 ▷강남 ▷장위동 ▷용산 ▷구로 등 도성 밖 공간으로 시선을 옮겼다. 3부는 도시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에 대한 설명으로 채워졌다. '집, 개발과 빈곤의 연대기'에서는 최소한의 욕구도 충족하기 어려웠던 '빈곤'한 사람들의 집에 관한 이야기가 실렸다. '백화점, 동경과 허영의 사이'에서는 사람들의 욕망을 전시하는 백화점을 다루고 있다. '유곽, 금기와 욕망의 경계'에서는 도시공간의 어둠을 좀 더 직접적으로 조명하고 있으며, '도축장, 유혈의 증거를 남기지 마라'는 유곽과는 반대로 누구도 욕망하지 않는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금보운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 연구교수를 비롯한 12인의 지은이는 각자의 개성을 녹여내며 이야기를 펼치고 있으며, 글과 함께 사진이나 그림, 지도 등 풍부한 시각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440쪽, 2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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