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계파 갈등 국민의힘(하)] 삼분지계 완성된 與 전당대회, 김기현 VS 안철수 VS 이준석계 강점·약점은?

입력 2023-02-08 09:38:49 수정 2023-02-18 04:47:48

[與野 계파 갈등 국민의힘(하)]
당내 최대 계파 친윤계, 물량공세 펼치며 김기현 전방위 지원…공천권 의식한 초선·비례 의원 위주로 급조된 성향은 약점
발광체 안철수, 비윤계 지지 받으며 친윤계 대항마로…재선·중진에 지지 받지만, 당내 세력 적은 점은 약점
반윤(反尹) 이준석, 당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 진용 갖추며 반격…대선 당시 '이준석 리스크'로 당원들 반감에 결선투표 약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자신의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자신의 '이기는 캠프' 개소식에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쳤던 대북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대진표가 최종 완성된 가운데 계파 구도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친윤(親尹) 김기현 대 비윤(非尹) 안철수, 여기에 반윤(反尹)인 이준석계가 진용을 갖춰 당권 레이스에 합류했다.

◆당내 최대 계파 친윤계, 물량공세 펼치며 김기현 전방위 지원

여당의 최대 계파는 친윤계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결속력의 원천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다수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나경원 전 국회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이다. 나 전 의원을 비판한 성명서에 친윤계 초선 의원 50명이 서명을 했고 나 전 의원은 출마를 포기했다.

다만 친윤계는 공천권을 의식한 의원들이 보인 집단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친윤계 최대 계파인 '국민공감'은 지난해 12월 출범했는데 현역 의원 71명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 중 초선이 63%, 비례대표 의원이 21%를 차지하고 있는데 당내 일각에선 공천가능성이 낮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규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진의원은 "친윤계는 초선과 비례 의원 등 공천권을 기다리는 성격이 강한 계파로서 정치적 동질감이 아닌 '이익단체'의 성향이 짙다"며 "집권 초반 윤 정부의 성공을 발판 삼아 안정적 공천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모였으며 다음 총선 결과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계파"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9일 경기도 양주시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수도권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토크 콘서트에서 지지자로부터 새 양말을 선물 받은 뒤 자신의 낡은 양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9일 경기도 양주시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수도권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토크 콘서트에서 지지자로부터 새 양말을 선물 받은 뒤 자신의 낡은 양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발광체 안철수, 비윤계 지지 받으며 친윤계 대항마로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비윤계 지지를 업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기현 의원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나친 '당무개입'과 친윤계의 '줄세우기'에 역풍이 불면서 반사이익을 향유하고 있다.

안 의원을 지지하는 현역 국회의원은 약 20명 정도로 분석된다. 주로 재선 이상의 중진급 의원들이 조용하게 지지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약 20명의 재선·중진급에서 지지 연락이 오는 상황이며 주로 눈에 안 띄게 의원실에서 대화하거나 저녁 식사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안 의원은 친윤계에 비해 당내 세력이 적고 현재의 지지세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 하고 있다.

한 당권주자는 "안 의원은 친윤계에 불만이 많은 비윤계의 지지를 받고 지지세를 확장하고 있다"면서도 "비윤계의 지지가 안 의원이 아닌 후보에게로 옮겨 갈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 대표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 대표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연합뉴스

◆'소수정예' 반윤(反尹) 이준석, 당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 진용 갖추며 반격

이준석계는 이번 국민의힘 전대에 천하람 후보(당 대표), 허은아·김용태 후보(일반 최고위원), 이기인 후보(청년 최고위원)로 진용을 갖췄다.

천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가 출범시킨 당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김용태 후보는 이 전 대표 체제 때 청년 최고위원이었다. 허은아 후보는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수석 대변인이었으며 이기인 후보는 바른미래당에 이 전 대표와 함께 몸담았었다.

'당원투표 100%'로 치러지는 이번 전대에서 유권자인 당원들은 당 대표 1표, 일반 최고위원 2표, 청년 최고위원 1표 등 모두 4표를 행사한다.

이준석계 인사 4명은 전대룰에 맞춘 '맞춤형 출마'로 이 전 대표 지지층의 표 분산을 방지하고, 나아가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자를 비롯한 '비윤계 결집'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친윤계와 확실한 대립각을 세우며 반윤의 선명성을 내세우고 있다. 천 후보는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지금 국민의힘을 가장 왜곡하고 오염시키고 있는 윤핵관들부터 1차적으로 퇴진시켜야 된다"며 "간신배는 윤핵관"이라며 거침없이 비판했다.

다만 이준석계는 안 후보와 지지층과 겹친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비윤계 당원들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이기에 이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