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이준석계' 천하람, 첫 여론조사서 깜짝 4위 차지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경북(TK) 출신으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전격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6일 첫 여론조사에서 예비경선 통과 기준인 4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CBS 노컷뉴스 의뢰로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9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384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천 후보는 8.6%를 얻어 안철수 후보 36.9%, 김기현 후보 32.1%, 황교안 후보 9.3%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지난주 당 대표 선거에 '깜짝' 후보 등록을 한 천 후보는 자신이 포함된 첫 여론조사에서 조경태(1.9%)·윤상현(0.7%) 후보 등 현역 국회의원을 오차범위 내에서 따돌리며 본경선 진출의 희망을 봤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6천명을 대상으로 예비경선 여론조사를 실시, 10일 본경선 진출 후보자 4인을 발표한다. 천 후보가 이번 여론조사와 같이 4위 안에 들 경우, 본경선에서 김기현·안철수 후보의 양강구도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윤핵관 논란으로 김기현·안철수 후보 간 공방이 격화되자 당 대표 선거의 유일한 이준석계인 천하람 후보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천 후보는 지난 5일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예비심사를 통과한 6인(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천하람·황교안) 가운데 유일한 TK 출신이면서 이준석계로 분류된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2040 당원과 고향 TK 당심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어 본경선 진출 시 표 확장성이 상당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천 후보는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나는 컷오프(예비경선) 통과를 200% 확신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 중 유일한 개혁성향의 사람이며 TK 출신 중 유일한 당 대표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천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해 1차 투표에서 10% 안팎의 득표율을 올릴 경우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김기현 후보의 과반(50%) 득표를 저지할 공산이 크다. 또 자신이 결선투표에 올라가지 못하더라도 캐스팅보트로 안철수 후보를 지원한다면 당권 레이스 막판 양자대결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천하람 후보의 득표율은 이번 전당대회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에서 이준석계의 지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며 "반대로 이준석 전 대표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천 후보가 기대에 못 미치는 득표율을 올릴 때엔 이 전 대표의 정치력도 손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여론조사 표본이 채 500명이 되지 않고 그 대상도 책임당원이 아닌 국민의힘 지지층인 탓에 실제 예비경선에선 천 후보가 컷오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비슷한 기간 유사한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된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 천 후보는 약 2%의 지지율로 5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번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5%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