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당내 갈등을 보는 지지층의 근심

입력 2023-02-04 05:00:00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후보들과 진영 간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 출마 포기 후 안철수 의원 지지율이 오르자 친윤(親尹)계는 안 의원을 향해 "가짜 친윤팔이" "윤 대통령과 반대 입장"이라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도 "윤 대통령의 뜻은 안 의원이 아니다"고 말한다. 이에 질세라 안 의원도 "최근 집단적인 이전투구에 대해 당원들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씀들을 하신다"며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권 경쟁을 바라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불안감을 표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정부 여당이 줄곧 뺄셈 정치를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전 의원과 사실상 결별, 이준석 전 대표를 퇴진시키는 과정의 갈등, 나경원 전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포기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력 부재와 노골적인 압박 등 정부 여당 핵심 그룹이 자꾸 적을 만드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좌파 정부 등장, 좌파 정부의 횡포는 큰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트라우마의 시작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옥새 들고 나르샤' 파동과 총선 패배였다. 당시 박 대통령 측은 대권을 꿈꾸는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내치려고 했다. 그 대립 과정에서 '자기 정치' 논란, '옥새 파동'이 발생하고, 새누리당은 대승할 수 있는 선거에서 패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대통령 탄핵을 초래했다.

당권 경쟁 과정에 싸움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그러나 정도(程度)가 있어야 한다. 이 싸움이 서로가 서로를 '원수' 또는 '배신자'로 규정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윤 대통령은 집권에 성공했지만 국회는 여전히 거대 야당이 '집권 중'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과 4범에 온갖 사법 리스크로 핵심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자신도 검찰 소환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까지 자신들의 정치 자산으로 보호한다. 국민의힘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완전한 내 편이 아니라고, 흠이 좀 있다고 당내 자산들을 마구 쳐내도 좋을 만큼 자신들에게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윤석열 정부의 경쟁자는 당권 주자도, 야당도 아닌 국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내 갈등으로 보수 정권이 흔들리는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