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정보 파악 고위 공무원 출신 대학 영입 잇따라

입력 2023-02-02 11:06:27 수정 2023-02-02 20:41:20

대학들 대외 관계 등 특별 임무 내릴 수 있어…몸값도 오를 듯
영남대, 최근 인사에서 고윤환 전 문경시장을 특임부총장에 임명
대구가톨릭대, 김현기 전 경북도 부지사 기획협력특임부총장에
대학 선별 지원 권한 가진 지자체 심중 파악이 중요 과제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1일 구미 금오공대에서 있은 제1회 인재양성 전략회의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1일 구미 금오공대에서 있은 제1회 인재양성 전략회의에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구축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고위직 공무원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지역대학의 특별 임무를 받아들고 캠퍼스로 향하고 있다. 특히 교육부가 대학 재정 지원 권한의 상당 부분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긴다고 천명하면서 이들의 효용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윤환 영남대 특임부총장
고윤환 영남대 특임부총장

최근 영남대는 고윤환 전 문경시장을 특임부총장으로 임명했다. 모교 지역사회개발학과 77학번인 고 전 시장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국장,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을 역임한 뒤 고향인 문경에서 3선 시장을 맡은 이력을 갖고 있다. 최외출 영남대 총장과 지역사회개발학과 동기라는 교집합 등 개인적 친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고 전 시장이 특임부총장으로 이름을 올린 건 교육부가 지역대학 살리기 관련 계획을 발표하기 하루 전이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의 계획을 예측한 선견지명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고위직 공무원을 특별히 초빙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특임부총장의 주요 임무는 대외 관계. 대학 측에서는 학생수 감소 등에 대처하는 대관 업무에 요긴한 정보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퇴직이 가까워진 고위직 공무원들의 몸값도 오를 수 있다고 보는 배경이다.

김현기 대구가톨릭대 기획협력특임부총장
김현기 대구가톨릭대 기획협력특임부총장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정책관,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을 거친 김현기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도 마찬가지다. 기획협력특임부총장으로 2020년 대구가톨릭대의 명을 받았다. 행정학과 교수로 강단에 서는 것도 주요 임무이지만 대관 업무 등 대외 관계의 실질적 고리 역할을 맡고 있다.

교육부가 1일 발표한 로드맵에는 지역사회와 함께 지역 문제 해결하려는 대학을 선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지자체가 육성할 지역대학을 선택하고 집중 지원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에 기존 산학협력, 평생교육 등 대학재정지원사업도 2025년부터 통합된다. 2조 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할 권한이 지자체로 넘어가는 것이다.

대학을 선별해 지원하는 권한을 가진 지자체의 심중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고위직 공무원 출신 특임부총장의 역할을 가볍게 볼 수 없는 까닭이다. 한 사립대학 고위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정보가 빠를수록 유리할 것으로 본다"며 "지자체와 교감이 깊고 접점이 많은 대학이 향후 조금은 더 면밀하게,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