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숙·강미 지음/ 학이사 펴냄
책에 욕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꿀법한 '동네책방'의 주인. 내가 좋아하는 책들로 책장을 가득 채워 판매하고, 예쁜 그림들도 걸어놓고, 가끔 주민들을 초대해 작은 음악회를 여는 상상을 해본다. 아, 너무 행복하겠지.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2년 안에 절반이 망한다. 흔히들 자영업이 수익을 내려면 재료비 40%, 임대료와 공과금 30%, 인건비 30%를 잡아야한다는데, 동네책방은 재료비(책 구입비)만 70% 가까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지속할 수 있는 수익구조는 처음부터 성립되지 않는 셈이다.
울산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에 있는 '책방카페 바이 허니'는 이러한 현실 속에 당당히 5년차 동네책방으로 자리 잡았다. 빈 땅에 건물을 세우고 동네책방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해, 역세권 없는 동네에서 역세권 부럽지 않은 '책세권'을 만들었다. '동네책방 분투기'는 책방지기인 전직 국어교사 박태숙, 소설가 강미 씨가 그 분투의 과정을 써내려간 책이다.
1부 '책세권 입문기'에서는 창고와 같았던 학교도서관에 활기를 불어넣고, 학생들과 독서활동을 함께하는 등 저자를 책방지기로 이끈 경험들을 담았다. 2부 '책세권 조성기'는 본격적으로 동네책방을 열기까지의 얘기다. 땅파기부터 시작된 공사와 세련되면서도 따뜻함을 추구한 내부 인테리어, 정원 설계 등 공간 조성을 위한 과정을 실었다.
3부 '책세권 성장기'에서는 따라하고싶은 전국의 책방 순례를 시작으로 책방과 카페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자세히 안내한다.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을 넘어 동네 문화사랑방의 역할을 하는 일상이 담겼다.
4부 '책세권으로 이끈 사람들'에는 책방카페 바이 허니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끈 사람들의 얘기다. 온라인 서점이 주류가 된 시대, 누군가는 도심에서도 망해나가는 게 동네책방이라고 코웃음 쳤다. 하지만 이곳이 지켜질 수 있었던 건 가족과 친구, 마을 사람들이 힘을 보태줬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의 응원과 현실적인 조언들을 빼놓지않고 적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솔하다. 실패의 과정, 시행착오와 실용적인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있어 동네책방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용기를 준다. 한편으로는 우리 동네에도 이렇게 건강한 책방이 있었으면, 하는 소망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232쪽, 1만6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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