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해임, 尹대통령 본의 아닐 것, 전달 과정 왜곡"

입력 2023-01-17 10:33:12 수정 2023-01-17 12:19:37

"국민과 대통령 이간하는 당 대표 아닌, 국민 뜻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 왜곡된 보고 시정하는 당 대표 필요해"

나경원, 윤석열. 연합뉴스
나경원, 윤석열. 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나경원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나경원 전 국회의원은 지난 13일 이뤄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해임과 관련, "전달 과정의 왜곡이 있었다고 본다"며 "해임은 (윤석열)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해임된 지 나흘 만인 17일 오전 9시 42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에 대한 해임은 분명 최종적으로 대통령께서 내린 결정일 것이다. 그래서 저는 그 뜻을 존중한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하지만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 저는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일 나경원 전 의원이 해당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후 즉각 대통령실이 "들은 바가 없다"고 언론에 밝혔던 상황을 가리킨 맥락으로, 대통령 주변 인물들, 즉 참모들이 맡았을 '전달 과정'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 뉘앙스이다.

실제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해당 직책 해임을 두고는 사표 수리가 아닌 해임 결정이 나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 '물음표'를 나타낸 바 있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은 "내년 총선 승리는 온 국민이 함께 어렵게 세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또 지금부터 1년 윤석열 정부의 순항과 성공은 내년 총선 승리에 너무도 중요한 필요충분 조건"이라며 "그러기 위해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 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앞선 '사의 표명 전달 과정'에 대한 지적을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시정'이라는 표현으로 재차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나경원 전 의원은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 세력을 서로 멀어지게 할 것이다"면서 일명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가리키는 언급도 했다. 최근 나경원 전 의원은 윤핵관 중에서도 핵심으로 거론되는 장제원 의원과 '제2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나경원이 장제원에게) 대 '제2 유승민이 되지 말길'(장제원이 나경원에게) 등 SNS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이는 자신은 그와 같은 여당 지도부가 되지 않겠다는 의미로, 다시 말해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시사한 발언으로도 읽힌다.

나경원 전 의원은 글 말미에서 "이제 우리는 윤석열 정부를 지켜야 한다. 선공후사,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정치해온 나경원,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기 위해 대구 동화사로 간다"며 당 대표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신호도 보냈다.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낸 무소속 홍준표 국회의원이 2021년 1월 11일 오후 대구 동화사에서 회동을 가졌다. 이날 안철수 대표와 홍준표 의원이 같은 시간대에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에게 새해 인사를 한 뒤 각각 절을 나서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낸 무소속 홍준표 국회의원이 2021년 1월 11일 오후 대구 동화사에서 회동을 가졌다. 이날 안철수 대표와 홍준표 의원이 같은 시간대에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에게 새해 인사를 한 뒤 각각 절을 나서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낮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 걸쳐 있는 산인 팔공산 소재 동화사를 찾는다.

동화사는 대구 지역 대표 사찰이면서, 거물 정치인들이 곧잘 찾는 곳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 되고 첫 지역 순회 일정으로 지난해 4월 TK를 찾아 대구 일정에서 서문시장, 박근혜 전 대통령 달성 사저와 함께 들른 바 있다.

그보다 앞서 지난 2021년 1월에는 그해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현 국민의힘 의원)와 홍준표 당시 무소속 대구 수성을 의원(현 대구시장)이 깜짝 회동한 바 있다.

이에 나경원 전 의원이 오늘(1월 17일) 동화사에서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혹여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할지 여부에도 시선이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