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최저임금 6.6% 오를 때, 물가 상승률은 7.7%
혼자 사는 직장인 김경민(37) 씨는 요즘 저축을 더 줄여야 할지 고민이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생활비 지출은 갈수록 늘어나는 탓이다. 김 씨가 근무하는 회사는 지난해 직원들 연봉을 4% 올렸다. 최저임금 상승률(5.0%)보다 1.0%포인트(p) 낮고, 소비자물가 상승률(5.1%)보다는 1.1%p 낮다. 김 씨는 우선 저축을 줄여보기로 했다.
김 씨는 "불필요한 소비를 최소화하는 상태에 생필품 가격이 오르니 지출을 더 줄일 방법이 없다. 축의금, 부의금 단위도 물가에 따라 덩달아 커진 추세라 경조사가 많을 때는 더 부담이 된다"며 "예금이자가 높다지만 저축할 돈이 없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2년간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최저임금 상승률을 뛰어 넘으면서 실질 최저임금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2월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해 9월 한국의 최저임금은 106.6으로 집계됐다. 1년 9개월 동안 6.6%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실질 최저임금은 지난해 9월 기준 98.2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저임금보다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은 2020년 8천590원에서 2021년 8천720원으로 1.5% 올랐고, 지난해에는 9천160원으로 5.05% 상승했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2.5%, 지난해 5.1% 등 2년간 7.7%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심순경 대구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물가가 계속 오르고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 초임을 받는 청년들 사이에서는 생활하기 힘들다는 여론이 높다"며 "실질적인 여건을 충분히 반영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올해는 실질임금 상승률이 반등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9천620원으로 전년 대비 5% 올랐고,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6%로 예상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누적된 비용 상승 압력이 공공요금과 가공식품 가격 등에 반영되면서 1∼2월 중에는 5% 내외를 나타내다가 이후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