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들이닥친 불황 '달서반려견놀이터' 공사 지연 불똥

입력 2023-01-16 16:53:39 수정 2023-01-16 19:59:59

시공사 경영난에 자금 부족…지난해 10월 준공→올해 상반기 지연
죽전역 서편 출입구 공사도 1년 6개월 지연, 배상금만 3억원

대구 달서구 장동공원에 조성될
대구 달서구 장동공원에 조성될 '달서 반려견 놀이터' 조감도. 달서구청 제공

지역 건설업계에 들이닥친 불황이 자치단체가 발주한 공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이은 공사 지연 사태는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세금, 행정력을 낭비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달서구청은 지난해 2월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장동공원에서 '달서반려견놀이터' 착공식을 열었다. 그해 10월까지 29억원을 들여 6천158㎡ 규모의 반려견놀이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달서구청이 계획한 반려견놀이터는 대구에선 1호였고 전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규모였다. 반려동물 놀이시설뿐만 아니라 휴게음식점 및 관리동, 산책로, 주차장(36면) 등을 갖췄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완공 예정이던 공사는 대외적인 악재들이 겹치면서 올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연기됐다.

특히 최근에는 공사를 맡은 시공사의 경영난 등으로 자금조달과 자재수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달서구청은 준공 지연에 따른 지체금을 지난달 28일부터 하루에 80~90만원씩 부과하며 시공사를 압박하고 있다. 3개월만 지나도 8~9천만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시공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올해 상반기 중에는 준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반려가족들의 기대가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조속히 마무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관급공사 지연 사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반려견놀이터 시공을 맡은 곳은 대구에 본사를 둔 지역 건설업체로 도시철도 2호선 죽전역 서편 출입구 공사 현장에서 지연 사태를 빚었던 곳이다.

이곳도 2018년 9월 착공해 2020년 9월쯤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1년 6개월이나 늦은 지난해 2월에서야 준공됐다. 시공사가 치러야 할 지연에 따른 배상금만 3억원이 넘는다. 해당 시공사는 죽전역 공사 지연으로 대구시로부터 입찰제한이라는 행정 제재까지 받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하도급 업체들에게도 장기간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아 피해가 속출했다"며 "공사비는 지난해 연말 겨우 정리가 됐는데 이 과정에서 대구시의 손해도 발생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하도급 업체와의 마찰과 갈등으로 공기가 지연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시공사 관계자는 "죽전역 현장에서 하도급 업체와 분쟁이 생기면서 업계에 안 좋은 소문이 퍼졌고 죽전역의 파장이 인근 현장인 반려견놀이터 공사 현장에도 미쳤다"며 "어려운 경기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남은 공사도 성실히 수행해서 최대한 빨리 끝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