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지청 출석 "당당하게 정치 검찰에 맞서서 이기겠다" [전문]

입력 2023-01-10 12:58:14

"이번 수사,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피할 이유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
10시 4분께 성남지청 도착…지지자·취재진 뒤엉켜 100여 미터 이동에 15분 가량 걸려
제1야당 대표 검찰 출석 수사는 사상 처음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발표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당당하게 정치 검찰에 맞서서 이기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면서 "검찰이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로 영장을 남발하고 수사 기소권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검찰이 사건을 조작해 자신을 기소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 없는 탄압인 이유"는 "수년간 수사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 내서 없는 사건을 만드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거 잘 알고 있다"며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남시에 기업들을 유치해서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성남 시민구단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서 성남 시민 세금을 아낀 일이 과연 비난 받을 일인가"라고 되물으면서 "이렇게 검찰이 공권력을 마구 휘두르면 어느 지방자치단체장이 기업 유치를 하고 적극 행정을 해서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도시를 발전시키겠느냐"고 했다.

또 "성남 FC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서 성남시, 성남 시민들에게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라며 "(검찰은) 적법한 광고 계약을 하고 광고를 해 주고 받은 광고 대가인 광고비를 굳이 무상의 후원금이라고 우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개인적 이익도 없는데 왜 그런 불법을 감행했다고 생각하나?"라고 되물으면서 "검찰의 이런 이상한 논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이 내란 음모죄라는 없는 죄를 뒤집어쓰고, 노무현 대통령은 논두렁 시계 등 모략으로 고통 당했다"며 "이 분들이 당한 일이 사법 리스크였나? 그것은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였고 검찰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경찰이 무혐의 종결 지은 사건을 검찰이 보완 수사에 들어간 것에 대해 "검찰이 기소를 목표로 두고 수사를 맞춰가고 있는 것"며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검찰에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미 결론을 정해 놓았기 때문"이라며 "충실하게 방어하고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혐의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이 대표는 10시 4분께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도착했다. 성남지청 정문 앞 도로에서 타고 온 차량에서 내린 후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성남지청 본관 건물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를 보려고 몰려든 지지자들과 취재진이 몰려 100여m가량 이동하는데 15분가량 걸렸다.

이 대표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성남지청 현관으로 이동해 지지자들을 향해 뒤돌아 인사하고 들어갔다.

제1야당 대표의 검찰 출석 수사는 이번 처음이다. 다만 이 대표는 앞서 4차례 성남지청에 출석해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이대표는 경기도지사였던 2018년 11월 '친형 강제 입원' 의혹으로 성남지청에서 수사를 받았다. 또 2016년 10월 성남시장 시절, SNS를 활용해 20대 총선에 개입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수사를 받았다. 2002년 변호사 시절,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과 관련해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조사 받았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래는 이재명 대표 입장문 전문이다.

지금 이 자리를 지켜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불의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기를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잘난 사람만 누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꿨습니다. 누구나 기여한 만큼의 몫이 보장되는 공정한 세상을 꿈꿔왔습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맡겨진 권한이 크든 작든 최대한 역량 쏟아부었습니다.

권력의 진정한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을, 정치가 시민을 위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행정으로 증명하려 무던히 애썼습니다. 불가침의 성벽을 쌓고, 달콤한 기득권을 누리는 이들에게 아마도 이재명은 언제나 반란이자, 그리고 불손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그들이 저를 욕하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저와, 성남시 공직자들의 주권자를 위한 그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조작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오직 이재명 제거에만 혈안이 돼서 프로축구가 고사를 해도, 지방자치가 망가져도 적극 행정이무너져도 상관없다는 그들의 태도에 분노합니다. 국민 여러분, 소환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기득권과 싸워오면서 스스로를 언제나 어항 속 금붕어라고 여겼고 그렇게 말해왔습니다. 공직자들에게는 이렇게 경고하고 또 경고했습니다.

숨기려 하지 말고 숨길일을 하지 말라. 숨기려 하는 사람은 개인에 불과하지만 아마추어에 불과하지만 숨긴 걸 찾아내는 수사기관은 프로 전문가고 집단이고 권력과 예산 조직과 노하우를 가진 거대한 집단이다. 결코 속일 수 없다.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숨기는 건 불가능하다' 우리 성남시 공직자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저에게 말을 들어왔습니다.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닙니다. 이미 수년간 수사를 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 내서 없는 사건을 만드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께서 판단해보십시오.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써 성남시에 기업들을 유치해서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성남시민 구단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서 성남시민의 세금을 아낀 일이, 과연 비난 받을 일입니까?

이렇게 검찰이 공권력을 마구 휘두르면 어느 지자체장이 기업 유치를 하고 적극 행정을 해서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도시를 발전시키겠습니까. 전국에 시민구단 직원들은 과연 관내 기업들을 상대로 광고 유치를 하고 시민들, 국민들 예산을 아끼는 일을 해 나가겠습니까? 성남시의 소유이고 성남시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를 어떻게 미르 재단처럼 사유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성남FC 직원들이 광고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서 성남시 시민들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닙니다. 이걸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검찰의 왜곡과 조작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적법한 광고계약을 하고 광고를 해주고 받은 광고대가 광고비를 굳이 무상의 후원금이라고 우깁니다.

성남시의 적법한 행정과 성남FC 임직원들의 정당한 광고계약을 관계도 없는 서로 엮어서 부정한 행위처럼 만들고 있습니다. 성남FC 운영비가 부족하면 예산을 추가편성해서 지원하면 그만인데, 성남시 예산 아끼려고 중범죄 저지르려고 했다는 것이 상상이 되십니까? 아무런 개인적 이익도 없는데 왜 그런 불법을 감행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검찰의 이런 이상한 논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역사는 늘 반복되면서도 언제나 전진했습니다. 오늘 이 순간도 그러한 한 역사의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내란세력들로부터 내란음모죄라고 하는 없는 죄를 뒤집어 썼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논두렁 시계등등의 모략으로고통 당했다. 이분들이 당한 일이 사법 리스크였습니까? 그렇습니다. 그것은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였고 검찰 쿠데타였습니다.

조봉암 사법 살인사건, 유우성 간첩조작사건, 강기원 유서대필사건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검찰에 의한 사건 조작이 있었습니다. 검찰은 그동안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다가 이제 권력 정권 그 자체가 됐습니다.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로 영장을 남발하고 수사 기소권을 남용하고 있습니다. 검찰 공화국의 이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 내겠습니다. 당당하게 정치 검찰에 맞서서 이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