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이후 신규 입주자 안 받아, 지난해 11월 마지막 입주민 퇴소
행복주택으로 재건축, 전문가 "낙인효과 방지할 연구 활발해져야"
전국 최초로 아파트 전체가 코호트 격리(동일집단 격리)되며 '코로나 아파트'로 불렸던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가 끝내 철거된다. 행복주택으로 재건축되는 한마음아파트는 코로나 낙인을 지우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1985년 대구시는 지역 여성 근로자가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한마음아파트를 만들었다. 월 2~5만원대의 저렴한 임대료로 지역의 미혼 근로 여성에게 쉴 공간을 제공한 한마음아파트의 운명은 2020년 3월 5일 일거에 뒤바뀌었다. 이날부터 닷새간 아파트 전체가 코호트 격리됐고, 조용하던 아파트는 순식간에 코로나 아파트로 불리게 됐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아파트의 새로운 활용 방안을 마련한다는 이유로 격리 이후 더는 입주자를 받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8일 마지막 입주민이 방을 빼면서 한마음아파트에는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게 됐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없으니 인근 시설에 드나드는 발길도 뜸해졌다. 한마음아파트 옆에서 '금빛대학'이란 이름으로 운영되던 노인대학은 코로나 이전만 해도 1천50명 정원이 꽉 찼다. 그러나 지금은 720명으로 정원을 감축했다. 실제로 재학생은 550명에 그친다. 인근 어린이집 역시 지난해 45명이던 정원을 29명으로 줄였다. 원생은 15명에 불과하다.
유동인구가 급감하자 상가 영업도 어렵게 됐다. 한마음아파트 옆에서 7년째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63) 씨는 "논란이 잠잠해지기까지는 6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며 "장사하면서 그 정도의 고비를 맞은 건 처음이었다. 이후로 경기침체까지 겹쳐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코로나의 상흔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코로나 관련으로 정신건강 진료를 받은 대구 시민은 올해 들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대구시정신복지건강센터가 만 18세 이상 대구시민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대구 지역사회 진단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정신건강 관련 상담이나 진료를 고려한 응답자 중 실제로 상담·진료를 받은 사람은 39.2%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2020년 22.1%에서 2021년 18.0%로 소폭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마음아파트는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으로 탈바꿈한다. 한마음아파트가 있던 자리에는 240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행복주택이 오는 2025년 들어설 예정이다. 재건축 준비 단계인 한마음아파트는 올해 중으로 철거된다.
최은경 경북대 의대 의료인문학 교수는 "앞으로 비슷한 감염병이 반복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과 같은 낙인 효과를 방지할 수 있는 교육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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