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가 대통령실 인근 비행금지구역(P-73)까지 침범한 사실을 군 당국이 뒤늦게 시인하는 등 안보 태세에 또다시 허점이 드러난 것과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가 "군 지휘부를 비롯해 군 조직 곳곳에 비정상적 요소가 있음을 대통령실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군의 안보 허점이 반복되고, 군의 사후 대응에도 문제가 드러난 만큼 군의 대비 태세와 작전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통령실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은 군의 대비 태세 허점이 집약된 사건이어서 충격이 크다. 북한 무인기에 영공이 뚫린 것도 문제이거니와 한 대도 격추하지 못한 채 경공격기가 추락한 군의 무능, 대통령실 주변 비행금지구역 침범에 대한 군의 뒤늦은 시인과 책임 회피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군에선 대비 태세 부실을 보여주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강원도 강릉비행장에서 동해를 향해 현무-2 미사일을 쐈지만 미사일이 반대 방향으로 선회해 민가 인근 군부대 골프장에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해 11월엔 북한 미사일 도발에 맞서 KF-16 전투기로 스파이스 2000 유도폭탄 2발을 발사하려다 목표 설정 실패로 두 번째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했다. 같은 날 사격 대회 때는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이 발사 후 레이더와 유도탄 사이의 신호 불량으로 공중 자폭하는 일도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는 기조로 일관하면서 군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대비 태세에 허점이 생긴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대화를 앞세운 대북 정책에 군이 젖어들어 훈련이나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작전 시스템 작동 측면에서 문제가 누적됐다.
윤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 장관과 군 최고 지휘부 등이 바뀌었을 뿐 군 체질은 문 정부 그대로인 실정이다. 군 곳곳에 만연한 비정상적 요소를 바로잡는 일이 시급하다. 당장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해선 군 지휘부 인사에 문제가 있는지, 작전·무기 시스템에 하자가 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군의 기강을 쇄신하기 위한 군 지휘부에 대한 인적 개편, 작전·무기 시스템에 대한 정밀한 점검과 대책 수립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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