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 경제인]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이사 "큰 물에서 큰 꿈 펼쳐라"

입력 2023-01-06 15:23:29 수정 2023-01-06 17:37:20

중기·소상공인 판로 성과 5조원
홈쇼핑 첫걸음 기업 2천개 발굴…코로라 위기 속 3년 연속 흑자
장바구니 물가안정 프로젝트…불황 난관은 도약의 발판 될 것
식품은 홈쇼핑 1위 경쟁력 확보…공정·상생·소비자 가치 최우선
모바일 중심 사업 재편 가속화…지역 출신 선배 좋은 네트워크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이사는 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이사는 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이사는 전쟁터와 같은 홈쇼핑 업계에서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린다. 그는 만년 적자 꼬리표를 떼지 못하던 공영홈쇼핑을 흑자로 탈바꿈시켰고,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신화를 썼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판로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공적 역할과 공정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공영홈쇼핑사(社) 입장으로서는 주목받는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조 대표는 "불황과 초경쟁의 시대에는 실체적 변화와 혁신의 가속이 중요하다"며 "위기는 성장의 기회가 되고 난관은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협력과 소통, 융합으로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홈쇼핑업계뿐 아니라 올 한해 모두에게 적용될 만한 키워드다. 대구경북의 젊은이들을 향해서는 "대구경북은 참 좋은 선후배가 많은 지역"이라며 "큰 물에서 큰 꿈을 펼치라"고 응원했다.

-민간 홈쇼핑사와는 확연히 구분된다고들 한다. 공영홈쇼핑만의 지향점은?

▶민간홈쇼핑사와 달리 중기, 소상공인 상품, 국내 농축산물만 판매한다. 판매수수료율도 20% 미만으로 낮다. 유망한 상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기, 소상공인들에게 입점 문턱을 낮추고 공정한 판매기회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정부·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판로지원사업과 자체공공사업을 해 공공기관으로서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를 듣고 싶다.

▶1만2천 개 상품, 5조원의 중기·소상공인 판로지원 성과를 거뒀다. 이 중 홈쇼핑 경험이 없는 첫걸음 기업을 2018년 이후 2천 개 이상 발굴했고, 1조원 이상 판로성과를 창출했다. 특히 브랜드K로 선정된 글로벌화 대상 유망 중기제품 23개를 육성하고 있다. 2020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에 직면한 소상공인 집중 지원을 위해 신규 입점업체 중 소상공인 비중을 60%까지 확대해 6천억원의 판매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마스크 정부 공식판매처로 지정돼 노마진 마스크를 제공하는 등 방역물품 수급안정화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적지 않았을 텐데.

▶코로너 팬데믹의 위기 속에서도 경영적인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이뤘다. 지속적인 적자로 자본잠식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2020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로 누적적자를 해소하고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판로지원액 1조원 돌파, 누적적자 완전해소, 공익사업 확대와 함께 디지털 기반 확대와 모바일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 등 사업혁신과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자평한다.

-물가가 치솟았다. 공영홈쇼핑의 역할은?

▶고물가에 대응한 소비자 물가안정을 위해 2021년 10월부터 선제적으로 물가안정을 위한 장바구니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초 식품과 생필품 222개 상품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해 소비자의 물가부담을 줄이고 있다.

-경쟁력은 어떻게 확보해가고 있나?

▶대기업, 대자본이 뛰어들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TV홈쇼핑 시장에서 공공기관으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다. 하지만 우수한 국내산 농축수산 원물, 낮은 수수료율로 좋은 품질의 상품을 만들어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식품은 홈쇼핑 1위의 판매량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 SNS 커머스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커머스의 집중 투자와 육성으로 모바일 판로를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디지털 공영의 원년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해부터 디지털 관련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공공기관으로서 공익과 공정, 상생의 가치를 강화한 것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최근의 대박상품을 소개해 달라.

▶홈쇼핑은 대박상품이 화제가 되는 유통채널이기는 하다. 하지만 저희는 대박상품이 어울리는 않는다. 하나의 빅히트 상품 발굴보다 많은 우수한 중기 상품의 판로를 지원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진 상품, 말하자면 뼈 없는 갈비탕, 도미솔김치, 수목제지(휴지), 황토흙침대, 흑염소진액 등이 공영의 화면을 타고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지고, 연간 100억대의 판매를 기록한 상품이라고 하겠다.

공영홈쇼핑은 공익과 공정의 가치 실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유통업계 중 처음으로 '유통망 상생결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입점 소상공인은 연간 7천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판매대금 정산일 이전에 언제라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제조업 중심으로 운영돼온 상생결제 혜택이 유통업과 소상공인까지 확대되는 신호탄이다. 상생펀드를 통한 자금지원, 공급업체 동반성장을 위한 이익공유제 등도 눈길을 끄는 사업이다. 기초생필품의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 '물가안정 프로젝트'로 인해 다른 홈쇼핑업체들이 가격을 올리지 못하게 됐고, 이 때문에 업계에서 공공의 적으로 몰리기도 했다.

-ESG(환경·사회·기업 지배 구조) 경영에도 적극적인데.

▶핵심 과제 10개를 추진 중이다. 친환경 포장의 확산과 친환경 제품의 판매 및 구매, 탄소저감 경영활동 내재화, 상생금융지원 도입, 중소벤처·소상공인 판로지원 등이다. 또 협력사 ESG 경영컨설팅 및 지원체계 구축, 사회공헌과 지역사회 환원활동 강화, 윤리경영과 청렴문화 정착 등의 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공영홈쇼핑 녹화장인
공영홈쇼핑 녹화장인 '바다 어부' 세트장에서 상품을 설명하고 있는 조성호 대표이사. 이무성 객원기자

-지역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은?

▶지자체와 연계한 지역상품과 특산물 지원방송을 연간 400회 이상 확대 운영하고, 상품개발, 품질관리, 마케팅까지 원스톱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새해 계획은?

▶공정의 가치, 상생의 가치, 소비자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 구체적으로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 상품 혁신이 3대 전략이다. 입점, 편성, 방송의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고, 신규 상품의 진입을 대폭 늘리겠다. 공익사업과 상생결제 등의 공적 기능도 더욱 강화한다.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모바일 중심의 사업 재편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또 모바일 판로 기능 강화와 함께 빅데이터·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데이터 기반의 경영활동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

-대구경북의 젊은이들에게 새해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면?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대구경북은 좋은 선배, 출중한 후배가 참 많은 지역이다. 큰 힘이 됐고, 좋은 의미에서 네트워크가 되고 있다. 어려울 때는 멘토이기도 하고…. 자부심을 갖고 자신 있게 큰 물에서 큰 꿈을 펼쳐나가기를 바란다.

조성호 대표이사가 한국유통대상을 수상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조성호 대표이사가 한국유통대상을 수상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조성호 대표이사는

LG경제연구원에서 유통·이커머스사업 분야 등의 연구위원으로 재임하며 홈쇼핑과 이동통신, 위성방송 등 미래 신산업에 주목하고 홈쇼핑을 콕 찍어 시장을 개척해왔다. 한국에서 TV홈쇼핑이 출범한 초기, 사업모델을 구축해 운영했다.

지금은 GS홈쇼핑으로 바뀐 LG홈쇼홈 전략기획본부장과 마케팅본부장을 역임했다. GS홈쇼핑 TV상품부문장 상무를 지냈고, NS홈쇼핑에서 전략기획부문장 전무, 마케팅총괄 겸 미래전략실장으로 역량을 발휘했다.

공영은 홈쇼핑 브랜드 평판 빅데이터 1월 분석 결과 7개 업체 중 2위로 치고 올라왔다. 브랜드평판지수는 소비자들의 온라인 습관이 브랜드 소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지표다. 긍·부정 평가, 미디어 관심도, 소비자의 참여와 소통량, 소셜 대화량, 사회공헌분석으로 나눠 측정한다. 그만큼 소비자 인지도와 신뢰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또 지난해 제 27회 한국유통대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한국유통대상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국내 유통분야 최고 권위의 정부포상이다. 대형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과 강원지역 돕기에 나서 대한적십자사 최고명예장도 받았다.

대륜고와 경북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대구 토박이다. 같은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39세 때 임원이 될 만큼 일벌레 였지만 두 딸을 모두 미국 명문대에 진학시킬 정도로 가정적이다. 저서로 '초인류의 현장을 가다', '21세기를 여는 신성장 산업'(이상 공저)가 있다. 제10회 대한민국 브랜드대상 최고경영자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