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선수 출신 父 직접 아들 지도에 엘리트 사이클팀 "훈련 막자"
"지도자 자격증을 요구하는 경기장은 없다"
父 "어른들 못난 마음에 희생"…자전거연맹 "안전 위험 때문"
대구시가 설립하고 대구시자전거연맹이 수탁 운영하는 공공체육시설인 만촌자전거경기장이 특정 중학생 선수의 훈련을 방해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자전거연맹과 대구시교육청에 사이클 선수로 등록된 박모(14) 군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훈련을 위해 만촌자전거경기장을 이용해왔다. 엘리트 사이클 팀 소속이 아닌 박 군은 전문적인 사이클 지도자 대신 과거 사이클 선수였던 아버지 박 씨의 지도로 '사이클 스타'의 꿈을 키웠다.
문제는 지난해 5월 대구시청 사이클팀, 대구체육고, 대구체육중, 대구동부중 등 대구지역 엘리트 사이클 팀 지도자들이 박 씨와 박 군이 경기장에서 함께 훈련하지 못하도록 관리사무소에 지시하면서 불거졌다. 이 같은 결정은 '대구사이클지도자모임'의 회의 결과에 따른 것으로, 이들은 박 씨가 관련 지도자 자격증이 없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만촌자전거경기장은 누구나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체육시설이다. 지역 엘리트 사이클 팀이 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지만, 선수 훈련에 지도자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관련 규정은 없다.
박 씨가 이에 수긍하지 않자, 엘리트 지도자들은 대구시자전거연맹을 통해 지난달 지도자 자격증이 없는 자는 경기장 내에서 선수 지도를 할 수 없다는 경기장 사용 안전수칙을 신설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시자전거연맹은 '지도자 자격이 없는 자는 경기장 내에서 선수 지도를 할 수 없으나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관리를 받는 경륜 선수들은 예외로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대구시 체육시설관리사무소에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는 "국내 어디에도 훈련을 시키는데 지도자 자격증을 요구하는 경기장은 없다"며 "아들은 사이클 팀이 없는 학교에 재학 중이어서 내가 직접 지도할 수밖에 없다. 사이클 선수의 꿈을 포기하라는 말과 뭐가 다르나"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박 씨는 "대구시교육청 담당 장학사를 만나 문제 해결을 요청했지만, 두 달 넘게 묵묵부답"이라며 "아들은 지난해 대구에서 유일하게 중학생부 꿈나무 사이클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유망한 선수다. 그런데 어른들의 못난 마음에 희생당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자전거연맹 관계자는 "일반인이 경기장을 사용하지 못하려고 막으려던 게 아니다"며 "지도자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훈련을 진행하면 안전상 위험이 있을 수도 있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기 때문에 조치를 취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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