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너도나도 맹구처럼 '저요 저', 듬직한 당대표감 한명도 안 보여"

입력 2023-01-03 10:31:20 수정 2023-01-03 21:36:16

홍준표 대구시장, 물음표 이미지. 연합뉴스, 매일신문DB
홍준표 대구시장, 물음표 이미지. 연합뉴스, 매일신문DB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상임고문으로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진용에 대해 한마디했다.

"듬직한 당 대표감은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현재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나설 인물들로는 원내에서는 권성동·김기현·안철수·윤상현·장제원·정진석·조경태 등 국회의원들이, 원외에서는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된다.

▶홍준표 시장은 3일 오전 9시 19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굳이 지금 와서 박근혜 탄핵의 옳고 그름을 논하지는 않겠다마는, 친박이라는 두터운 산성에 쌓였던 박근혜도 맥없이 무너졌는데, 한줌 윤핵관 이외에는 아무런 친위세력이 없는 윤석열 정권이야 더 말해서 무엇 하겠나?"라고 물었다.

그는 "당 대표 하겠다고 너도나도 맹구처럼 '저요 저' '저요 저' 하고 외치고 있지만, 정작 듬직한 당대표 감은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하면서 "그래서 윤정권과 옥쇄할 각오가 돼 있는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옥쇄(玉碎)는 '부서져 옥이 된다'는 뜻이다. 명예나 충절을 위해 죽음도 각오한다는 의미다.

이어 홍준표 시장은 "이 사람들이 박근혜 탄핵 때 어떤 처신을 했는지 되돌아 보면, 윤정권이 어려움에 처할때 어떻게 또 처신 할 것인지 답이 나온다"고 일부 당 대표 후보들의 과거를 바탕으로 향후를 가늠하면서 "한국정치사상 적과 내통해 자기 편 등 뒤에 칼을 꼽는 기막힌 배신은 박근혜 탄핵 때가 처음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반대편에 있었던 사람은 탓하지 않겠지만, 같은 당에 있으면서 탄핵에 찬성하고 넘어가서 분탕질 치다가 돌아온 사람, 넘어 갈려다가 원내대표 안 준다고 남았다가 '잔박'과 야합해 당 지도부에 입성했던 수양버들 같은 사람, 친박 행세로 득세하다가 오도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남아 정치 생명을 이어가는 사람, 사욕으로 배신자들과 야합해 '막천(막장 공천)'으로 총선을 망쳤던 사람"이라고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정치권 내지는 국민의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짐작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홍준표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기의 국민의힘(새누리당, 자유한국당)을 가리키며 '배신' '수양버들' 등의 단어로 역시 실명은 밝히지 않은 채 특정 인물들을 열거했는데, 이는 홍준표 시장이 꾸준히 표명하고 있는, 일종의 지론이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해 10월 11일 오전 7시 48분쯤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이미지 정치의 결말이 어떠했나? 바람 앞에 수양버들 같은 흐물거리는 리더십으로 어떻게 독하디 독한 이재명 야당을 돌파하러 하는가?"라며 "악역도 마다 않고 배신도 안 하고 강력한 리더십도 있는 제대로 된 당 대표가 나왔으면 좋겠다. 배신 경력 있는 사람은 가라. 이미지 정치인은 더이상 나오지 마라. 소신없는 수양버들은 가라"고 같은 맥락의 비판을 가한 바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이어 약 3개월 후인 오늘(1월 3일) 쓴 페이스북 글에서 홍준표 시장은 "제발 이런 사람들은 자중해라. 부끄럽지도 않느냐! 우리당 책임 당원들은 배알도 없느냐? 더이상 당을 어지럽히고 위선의 탈을 쓴 사람들은 분탕질 치지 말고 그만 물러가라! 새해에는 제대로 된 사람들이 나서서 정치 좀 잘하자"고 촉구했다.

홍준표 시장은 "하방(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해서 중앙을 보니 올해도 걱정스럽다"며 "다음주 귀국하면 정리가 좀 됐으면 한다"고 글을 마무리지었다.

홍준표 시장은 오는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3'을 참관한다. 즉, 다음 주에는 자신의 주장이 꽤 받아들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련 정치 뉴스를 접하길 바란다고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