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노동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그 첫 번째 과제가 '노조 부패'의 척결이고, 이를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이 노동조합의 회계 투명성 확보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기획재정부 신년 업무 보고에서 "노조 부패도 공직·기업 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할 3대 부패 중 하나"라며 "노조 활동도 투명한 회계 위에서만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이 부분도 2023년에 필요한 제도 개혁을 통해 성장의 원동력으로 반드시 이뤄내야 할 정책"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등 거대 노조가 조합원에게서 엄청난 규모의 조합비를 걷고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용처(用處)는 비밀에 부치고 있는 '깜깜이'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민노총 전체의 1년 예산은 1천억 원대일 것으로 노동계는 추정한다. 민노총은 이를 어떻게 쓰는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조합비나 정부 지원금의 유용·횡령 등 '노조 부패'의 상존이 의심되는 것은 당연하다. 노조위원장이나 간부가 조합비를 횡령해 잇따라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국민 세금인 정부 지원금의 사용 내역 비공개는 심각한 문제다. 국민 세금은 반드시 사용 내역을 공개해 제대로 쓰였는지 검증받아야 한다. 이를 위한 장치가 있기는 하다. 노동조합법 27조는 '노조는 행정관청이 요구할 경우 결산 결과와 운영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노조에 결산 자료를 요구한 적은 거의 없다고 한다. 역대 정부가 '노조 부패' 가능성을 조장한 셈이다.
이런 비정상은 이제 말끔히 쓸어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정우택 국회 부의장이 노조의 재정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주목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우리의 노조 재정 운영도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미국은 1년 예산이 1만 달러 이상인 노조는 노동부에 의무적으로 예산과 집행을 보고해야 한다. 영국·프랑스·독일도 정부 지원금 사용 내역을 포함한 노조의 회계·재정 보고서를 행정관청에 내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윤석열 '탄핵소추안' 초안 공개…조국 "尹 정권 조기 종식"
尹 회견때 무슨 사과인지 묻는 기자에 대통령실 "무례하다"
"촉법인데 어쩌라고"…초등생 폭행하고 담배로 지진 중학생들
"삼성 입사했는데 샤오미된 꼴"…동덕여대 재학생 인터뷰 갑론을박
스타벅스도 없어졌다…추락하는 구미 구도심 상권 해결방안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