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이재명과 프랙탈 비리

입력 2022-12-19 19:44:42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프랙탈(fractal)은 일부 작은 조각이 전체와 비슷한 기하학적 형태를 말하며, 이런 특징을 자기 유사성이라고 한다. 프랙탈 구조는 자연물에서뿐만 아니라 수학적 분석, 생태학적 계산, 위상 공간에 나타나는 운동모형 등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 때문에 복잡성 과학은 프랙탈 구조를 활용해 불규칙하고 혼란스러워 보이는 현상의 배후에서 지배하는 규칙을 찾아낸다. 자연이 가지는 기본적인 구조인 프랙탈 구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동산 관련 비리·범죄 의혹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것 같다. 위례신도시에서 출발해 대장동 게이트, 백현동 특혜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이 사실상 동일하다.

정점에는 인허가권을 틀어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있고,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수익을 챙긴 일당들의 공작·로비가 있었으며, 그 사이에서 이재명 시장의 측근들이 활약했다. 파격적인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배타적인 수의계약 등이 천문학적 수익의 비법이었다. 이재명 대표의 '프랙탈 부동산 비리·범죄 의혹' 리스트에 내년 1월 문을 열 판교 '더블트리 바이 힐튼 호텔'이 추가될 전망이다. 성남시는 조만간 감사원 감사 청구와 검찰 수사 의뢰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인 베지츠종합개발과 피엠지플랜은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분당·판교 신도시, 판교 테크노벨리, 경부고속도로 등과 인접한 분당구 정자동 시유지 1만8천884㎡ 부지에 연면적 8만3천64㎡, 지하 4층 지상 21층, 602실 규모의 호텔을 30년 유상 임대 조건으로 허가받았다. 계약 만료 후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되어 시유지를 감정평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특혜도 함께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지츠종합개발과 피엠지플랜의 경영진은 같다.

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인 안태준 전 경기주택공사 부사장(성남산업진흥재단 이사 역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용도변경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담당한 '유엠피'가 베지츠종합개발의 협력사이고, 유엠피의 사내이사가 안태준 씨인 탓이다. '짜고 친 고스톱' 냄새가 물씬 풍기지만, 베지츠종합개발 측은 특혜 의혹을 완강히 부인한다. 부동산 비리·범죄의 프랙탈 구조는 삼척동자도 알 만한 상황이다. 감사원과 검찰의 신속한 조사·수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