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은 일본의 '다이야키'라는 '도미빵'에서 유래됐다. 풀빵(철판으로 된 틀에 액체 밀가루 반죽을 부어 굽는 빵)의 한 종류다. 한국에는 1930년대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도미는 고급 어류의 대표 주자였지만 비싸고 구하기가 어려웠다. 일본 서민들이 대리 만족할 수 있도록 도미 모양의 빵이 개발된 것이다.
일본의 도미빵이 한국으로 건너와서 붕어빵으로 변신했다. 바다 생선보다 민물고기를 주로 접했던 한국 서민들에게는 붕어라는 단어가 더 친숙했을 것이다. 붕어빵의 전성기는 한국전쟁 직후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였다. 먹을 게 부족하고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넘쳐나던 시절, 붕어빵은 돈 없는 서민들의 겨울철 간식이었다.
'붕어빵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붕어빵 파는 노점을 찾기가 힘들다. 수입산 붉은 팥 도매가격과 밀가루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올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밀가루 가격의 상승세가 특히 가파르다. 원재료 가격이 워낙 많이 오르다 보니 붕어빵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명덕역 인근 붕어빵 노점은 올 들어 팥 붕어빵 가격을 개당 500원에서 700원으로 올렸다. 슈크림 붕어빵은 1개 1천 원이다. 가성비를 자랑하던 붕어빵 몸값이 오른 것이다.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그냥 가는 손님들도 있지만 반죽값, 팥값이 다 올라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붕어빵 가격이 오르면서 손님도 뜸해지고 있다. 손님이 줄어들다 보니 붕어빵 장사를 접는 곳도 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추억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인터넷카페나 모바일앱을 통해 노점상 위치와 가격, 운영시간 등을 공유하기도 한다. 자신의 집 근처에 붕어빵 노점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붕세권'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붕어빵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겨울철 길거리 간식이자 '소울푸드'다. 가난하고 배고프던 시절, 겨울철이면 서민들은 사람 왕래가 잦은 길거리 리어카 노점에서 팔던 붕어빵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추운 겨울에 따뜻한 붕어빵을 먹으면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고물가에 붕어빵을 찾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다. 겨울철 서민들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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