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배려석 앉으면 "자리 비워달라" 음성안내 도입한 광주 지하철

입력 2022-12-10 15:32:06 수정 2022-12-10 15:47:10

임산부 배려석에 설치된 알림 센서. 광주 도시철도공사 제공
임산부 배려석에 설치된 알림 센서. 광주 도시철도공사 제공

광주 도시철도 차량에서 임산부 배려석 알림 센서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광주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9월 차량 2대에 2개씩, 모두 4개 임산부 배려석 위에 적외선 센서를 설치했다.

광주 지하철은 4량으로 편성돼 총 8개 임산부 배려석이 있는데, 이 가운데 2좌석에 시범적으로 부착했다.

이 센서가 승객 착석을 감지하면 곧바로 스피커를 통해 "임산부 배려석에 앉으셨습니다. 임산부가 아니시라면 임산부를 위하여 자리를 비워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흘러나온다.

임산부나 노약자가 아닌 승객이 자리에 앉았다가 안내를 듣고 겸연쩍게 일어나는 모습도 목격된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최근 트위터에 "(임산부 배려석에) 남자가 앉자마자 음성 메시지 나와서 사람들 시선이 확 쏠렸다"며 "남자가 눈치를 보고 당황하더니 허겁지겁 일어났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네티즌들은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부족한 현실에서 괜찮은 방법" "서울에도 도입해주세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임산부가 오면 비켜주면 되는데 배려를 강요하는 건 역차별" "지하철이 만원일 때도 임산부 배려석을 비워두는 건 이해 안 된다"는 비판적 입장도 냈다.

광주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임산부 배려 정책을 고심한 끝에 시범적으로 운용해보기로 했다"며 "시민 반응, 여론을 파악해 공식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임산부를 배려하는 지하철 정책은 앞서 부산에서도 실시한 바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임신부를 위해 '핑크 라이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열쇠고리 모양의 무선 발신기를 지닌 임신부가 전동차에 타면 임산부 배려석 근처에 설치된 핑크 라이트 수신기에서 불빛과 음성 안내로 탑승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