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초6~중3 다문화학생 21명, 일반학생 25명이 함께 진로 탐색
3개월간 제주도 탐방에 성과 전시회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한 나라의 전체 인구 중 외국인과 이민2세, 귀화자 등 '이주배경인구'가 5%를 넘으면 다문화·다인종국가로 분류된다. 2020년 기준 체류 외국인이 250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이 5%에 육박한 한국 역시 이미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특히 올해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인구의 비중은 줄고 있는 반면, 다문화 청소년의 비중은 해마다 8.6%이상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구 역시 2018년 기준 1.54%였던 다문화 학생이 2022년 기준 2.3%로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에 맞게 대구시교육청은 늘어나는 다문화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고 비(非)다문화 학생들의 바른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다문화교육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다다익선(多多益善) 글로벌 개척 프로젝트'(다다익선 프로젝트) 또한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2019년부터 시작됐다. '다다익선'이라는 이름은 '다'문화 학생과 비다문화 학생이 '다' 같이 '익'히고 함께 '선'보이는 프로젝트라는 의미다.
다다익선 프로젝트는 특히 단발적인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3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다문화 학생과 비다문화 학생이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는 학교장 추천을 통해 선정된 초6~중3 다문화학생 21명과 일반학생 25명 등 모두 46명의 학생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학생들과 지도교사 6명이 3개의 팀을 구성해 지난 8월 말부터 11월까지 진로 주제 프로젝트 수업과 탐방 활동 등을 펼치며 다양한 문화 배경을 나누고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탐구하는 시간을 보냈다.
다문화 학생들은 비다문화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과제를 해결해보는 경험을, 비다문화 학생들은 다문화 학생들이 가진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독특한 사고를 통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팀별로 특색 있는 주제 직접 골라 탐구
팀별로 탐구 주제가 다른 것 역시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이다.
세 팀 모두 전문 역량을 가진 지도 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학생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주도형 프로젝트 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해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프로젝트 결과물(포트폴리오)을 완성했다.
달성군에 거주하는 학생들로 이뤄진 1팀은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세현초에서 나라별 건축양식을 주제로 하는 '과거-현재-미래를 잇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건축물의 특징과 역사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건축 양식을 알아보고, 직접 만들며 이에 대해 토론도 했다. 이를 통해 건축과 관련된 직업을 탐구했다.
북구 복현동의 대구세계시민교육센터에서 활동한 2팀은 '나'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인 '100세 인생 계획'을 진행했다. 성격유형검사 등 다양한 심리 검사를 통해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분야, 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100세 시대에 다양한 직업 중 자신이 활약할 수 있는 업종을 탐색했다.
중학생으로만 이뤄진 3팀은 구체적으로 진로진학에 대해 고민해보는 '나의 성장을 위한 지름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글로벌 시대에 다양한 직업을 찾고 그 중 다문화와 세계시민교육의 역량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직업과 유망 직종을 탐구했다.

◆제주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꿈 조각을 찾아
열심히 프로젝트 활동을 전개한 학생들은 지난 11월 11일 팀별 프로젝트 학습이 담겨 있는 워크북을 안고 제주도 탐방을 떠났다. 학생들은 2박 3일 동안 주제별 학생 주도 프로젝트에 따라 제주도의 건축, 문화 등을 직접 체험하며 관련 직업군도 탐색했다.
첫째 날은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테마파크인 브릭(brick)캠퍼스를 방문했다.
1팀 학생들은 브릭을 이용한 건축 양식 재현에 대해 자세히 관찰했고, 2팀 학생들은 자신의 취미를 직업으로 발전시킨 사례에 대한 탐구, 3팀 학생들은 새로운 시대에 등장한 직업인 브릭 디자이너 등에 대해 알아봤다.
이어 둘째 날 제주삼양동유적전시관에서는 제주도의 특색적인 건축 양식이 발달한 환경적 요인을 세계 여러 나라와 비교해보고 전시관 관련 직업인 큐레이터 등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거대한 정원을 미로로 꾸며둔 메이즈랜드와 다양한 해양 동식물을 만날 수 있는 아쿠아플라넷에서 가든디자이너, 플로리스트, 아쿠아리스트 등 새롭고 흥미로운 직업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체험했다.
마지막 날에는 노형동에 있는 넥슨 컴퓨터박물관을 찾아 컴퓨터의 역사와 프로그램의 발전에 대해 알아봤다. VR체험 등을 통해 미래 IT유망직종을 탐구하며 제주도 탐방을 마무리했다.


◆3개월간 결실 아름답게 꽃 피다
학생들은 지난달 19일 진행된 마지막 수업을 끝으로 모든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프로젝트 결과물은 지난달 25일 세계시민교육센터에서 열린 세계문화축제 '어울림 한마당'에서 선보였다. 학생들이 직접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방문객에게 전시된 결과물에 대해 설명했다.
석 달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를 마치며 참가 학생들의 세계시민의 역량이 성장했다. 또한, 다문화와 비다문화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며 서로에 대해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평소 진로와 진학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았던 다문화 학생들이 비다문화 학생들과의 교류를 했다는 점이다. 지도 선생님들과의 탐구 학습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적성, 강점을 찾아 자신의 진로를 직접 탐구하는 계기도 됐다는 점이다.
프로젝트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끝까지 참여한 동구 중학교의 키르기스스탄 출신 학생은 "외모가 이국적인 것이 콤플렉스였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내가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이 있다는 것도 알게 돼 자신감이 생겼다"며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는데 친구들과 언니 오빠들, 선생님들이 모두 이해하고 배려해줘 너무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다인종 시대에 접어드는 우리나라에서 다문화 학생은 이제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일원이다. 소중한 우리의 아이들이라는 인식 개선이 무척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다문화와 비다문화 학생들이 함께 학생 주도형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진로 직업뿐만 아니라 세계시민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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