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통시장 현대화, 안전의식과 함께…

입력 2022-12-20 11:32:30 수정 2022-12-20 11:34:19

박정원 대구서부소방서장
박정원 대구서부소방서장

울긋불긋 물들었던 가을도 지나가고 어느덧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계속되는 건조한 날씨와 함께 화기(火器)를 많이 사용하는 계절적 특성상 화재로 인한 사건 사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시기라 모두가 화재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겨울철에 특히 취약한 곳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드나드는 전통시장이다.

전통시장의 화재는 주로 전기적인 요인으로 발생한다. 낡은 전기배선과 상인들의 판단에 따른 임의 배선 작업을 통한 전기 사용으로 과전류, 합선 등이 화재발생요인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그리고 전통시장은 처음부터 비계획적인 공간구획 때문에 점포의 과밀화가 불가피해졌고, 무분별한 적재 공간과 비상대피용 공간에도 상품을 적재하는 경우가 많아 화재하중을 높이는 결과가 초래되어 화재가 순식간에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전통시장은 소규모 점포들이 밀집되어 있고, 시장 통로 점유 및 진열, 불법 주·정차로 소방차 진입이 쉽지 않아 화재 발생시 큰 피해로 나타난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영세 서민을 보호하고 국가적 균형 발전 차원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전통시장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통시장의 내부 시설 현대화 정책에 따라 오래되고 낡은 시설의 개·보수 사업을 지원하여 화재 가능성을 계속해서 줄이는 추세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시설의 개·보수 정책만으로는 화재 예방에 한계가 있으므로 전통시장 상인들이 자구적 노력으로 안전한 시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첫째, 각 점포의 상인들은 정격전류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콘센트 문어발식 전기 사용을 지양해야 하며 전기시설을 수시로 점검하여 노후 전기시설은 즉시 교체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은 전기장판, 전기히터, 전기열선 등 각종 난방용품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둘째, 점포마다 소화기를 비치하여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초기 화재에 소화기는 소방차 한 대와 맞먹는 위력을 가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점포 밖 시장에 설치된 소방시설의 사용법도 숙지해야한다.

셋째, 안전의식의 현대화다. 전통시장이 현대화 작업으로 시설적인 부분들이 개·보수되어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어가고 있는 만큼 안전관리의 주체가 되는 상인들의 안전의식이 현대화되어야 한다. 과거의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 현대화에 따른 시설관리에 맞춰 체계적이고 자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상인회를 중심으로 조직된 자율소방대 운영에 적극 참여하여 자체 소방 교육 및 훈련 뿐 아니라 순찰과 주기적인 자율점검 등을 실시해 스스로 화재로부터 소중한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인들의 자구적 노력과 더불어 소방관서에서도 겨울철을 맞아 전통시장 화재를 예방하고 초기 대응을 위해 보이는 소화기 설치, 유관기관 합동 안전점검, 가상화재 대응훈련 등 각종 안전대책 추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10월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화재로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하여 현재 대구소방안전본부는 118개의 전통시장에 대해 안전점검 및 예방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Better safe than sorry(후회하는 것보다 조심하는 것이 낫다)' 화를 입는 것을 미리 준비해야 함을 말한다. 다시는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상인 스스로부터 화재 예방과 대비에 만전을 기하여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나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