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한참 지났는데 개나리 폈다…11월말 포근한 날씨, 왜?

입력 2022-11-22 07:15:38

찬 공기 북극에 갇혀 남하하지 못해
이달 말까지 포근한 날씨 이어질듯

강원 강릉의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는 기온을 기록한 20일 봄날처럼 개나리가 활짝 핀 경포호수 산책로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강릉의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는 기온을 기록한 20일 봄날처럼 개나리가 활짝 핀 경포호수 산책로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11월 하순에도 포근한 늦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절기상 소설(小雪)인 22일에도 큰 추위가 없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됐다.

예상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은 서울 8도와 14도, 인천 8도와 13도, 대전 8도와 15도, 광주 10도와 17도, 대구 9도와 16도, 울산 11도와 16도, 부산 13도와 19도다. 평년보다 5도 안팎을 상회하는 기온이다.

이달 중순 들어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오고 있다. 지난 21일 제주 제주시의 낮 기온은 20도까지 상승하면 평년보다 15도 가까이 웃돌았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개나리 등 봄꽃이 피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또 모기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상황도 펼쳐졌고, 날씨 탓에 스키장도 개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따뜻한 날이 이어지는 까닭으로 북극 주변 소용돌이가 강한 상태(양의 북극진동)로 이어지면서 찬 공기가 북극에 갇혀 남하하지 못하는 점이 꼽힌다.

양의 북극진동 상태면 차가운 제트기류가 보다 북쪽에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빠르게 직진하면서 북극의 한기를 가두는 장벽 역할을 한다. 반면 음의 북극진동 상태일 땐 제트기류가 뱀이 구불거리면서 이동하듯 사행(蛇行)하면서 북극의 한기가 우리나라가 속한 중위도까지 남하할 가능성이 생긴다.

대기 상층으로 찬 공기가 내려오지 않으면서 지상에서 대륙고기압(시베리아고기압)도 세력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남쪽으로 고기압이 자주 통과한 것도 기온을 올린 요인이다. 북반구에서는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우리나라 남쪽에 고기압이 통과하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대기의 흐름이 원활해지는데 서풍의 출발지인 중국 내륙지역 기온이 평년보다 높다.

예년 이맘때에 견줘 춥지 않은 날씨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현재 기압계가 바뀌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현 추세가 이달 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을 찾은 입장객이 유채밭을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을 찾은 입장객이 유채밭을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