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금 먹는 하마’ 우려가 현실 된 대구 노사평화의 전당

입력 2022-11-15 05:00:00

대구 '노사평화의 전당'이 개관 1년을 맞이했다.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관람객은 1만291명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2천819명이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투입된 돈에 비해 증가세가 느려 실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세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노사평화의 전당이 혈세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노사평화의 전당은 지난해 11월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문을 열었다. 사업비 200억 원이 투입된 노사평화의 전당은 전국 최초의 노사 상생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운영은 대구시가 직접 하고 있다. 대구시가 노사평화의 전당 건설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회의적 반응이 많았다.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는 '노사 평화'라는 이름 자체와 평화의 전당 운영 취지가 노사 관계에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어떤 콘텐츠들이 있고, 무슨 용도의 건물인지 모르는 시민들이 여전히 많다. 막대한 건립 예산에 비해 홍보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는 개관 이후 1년간 무엇을 했단 말인가. 대구시는 콘텐츠가 아니라 하드웨어 개념으로 건물과 조형물을 짓는 데 급급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구시가 노사와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예산만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외면받을 것이다.

대구시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인근 기업은 물론 주민들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노사평화의 전당은 노사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한 지난 5월을 기점으로 관람객이 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내부 상설 전시 공간에 전태일 열사의 별도 관을 마련했다. 노사평화의 전당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 콘텐츠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 대구의 근로 환경은 타 지자체에 비해 열악하다. 열악한 근로 환경을 개선할 방안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홍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대구시가 노사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