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내년 1분기에나 완전 재가동

입력 2022-11-14 16:36:28 수정 2022-11-14 20:19:00

산업부 "포스코, 더 철저히 대비했어야"…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
포스코 2조400억원·납품기업 2천500억원 매출 감소 추산
정부 "경영진 책임은 이사회 판단"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었던 포항제철소의 전체 공장 완전 재가동이 내년 1분기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포스코 피해와 관련해 이러한 내용의 민관 합동 '철강수급 조사단'의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피해 원인은 힌남노로 집중 호우가 내려 제철소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발생한 대량의 침수 사태다.

침수로 제철소 2문과 3문으로 유입된 하천수가 수전시설로 들어갔고, 이에 정전이 발생해 선강(제선·제강 공정을 통칭) 설비를 멈추게 했다. 침수 수량은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 라인으로도 들어가 각종 전기·제조 시설을 마비하고 화재까지 유발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매출은 2조400억원 감소하고, 포스코에 납품하는 기업들의 매출은 약 2천500억원 규모의 타격 받은 것으로 추산됐다.

조사단은 내년 1분기까지 STS(스테인리스스틸) 1냉연공장, 도금공장 등 나머지 2개 공장이 재가동을 마치면 포스코 제품 생산 설비는 피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피해 공정은 순차적으로 복구 중"이라며 "18개 제품 공장 중 연말까지 15개 공장이 재가동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구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제1후판을 제외한 전체 공장의 재가동은 애초 알려진 바와 달리 내년 1분기는 돼야 마무리될 것"이라며 "포스코가 태풍 대비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국가 핵심 제조업의 소재를 공급하는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사전에 예보된 큰 규모의 태풍에 더욱 철저히 대비했어야 했다는 점에서 일부 아쉬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법적인 책임 여부를 떠나 광범위한 철강재 수급 차질로 수요 산업, 협력 업체,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포스코) 나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경영진의 공식 입장 발표가 없는 등 사후 대응 측면에 아쉬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하는 3개 품목(전기강판·선재·STS)을 중심으로 수급 차질이 우려됐으나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 국내 협력 생산, 수입 등으로 긴급 대응한 결과 현재까지 철강재 시장에서 수급 이슈는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조사단은 포스코가 주요 제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국가 기간 산업으로 최고 수준의 재난에도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배수시설과 자가발전설비 보완, 재난 대비·복구와 시장 보호를 포함하는 '기업활동 지속 전략'(BCP) 수립, 철강 부문 당기 매출 감소와 무관한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권고했다.

조사단은 포스코뿐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에 해당하는 기업들에 대해 BCP 수립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민동준 철강수급조사단장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연합뉴스
민동준 철강수급조사단장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 중간결과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