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에스코트한 경찰, 이태원 골목서 해줬더라면"…이태원 참사 유족의 눈물

입력 2022-11-11 15:28:51 수정 2022-11-11 16:10:59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참사로 숨진 배우 고 이지한씨의 어머니가 쓴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참사로 숨진 배우 고 이지한씨의 어머니가 쓴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배우 故이지한 씨의 어머니가 편지를 통해 아들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과 애통함을 표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조·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희생자 유족이 편지를 보내왔다며 이같은 내용이 담긴 편지를 11일 공개했다.

고 이지한씨 어머니는 아들을 향해 "지한아 엄마야. 혹시 지한이가 이 글을 어디에선가 읽을 수 있을지도 몰라서 이렇게 편지를 남겨. 다시는 이런 일이 그 어떤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 싶구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네 사진을 머리 맡에 두고 네 핸드폰을 껴안고 잠이 들 때 엄마는 뜨는 해가 무서워 심장이 벌렁벌렁거려.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냐'며 네 침대방에 들어가면 내 손을 꼭 한 번씩 잡던 내 보물 1호. 너를 내가 어떻게 나보다 먼저 보낼 수 있을까"라고 했다.

이어 "발인 때 너를 사랑하는 수백 명의 지인들과 친구들과 형들을 보니 '우리 지한이가 이렇게 잘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더 억장이 무너지고 삶의 의미를 더이상 찾기가 싫어지더라"며, "나도 죽는 법을 찾을까? 죽지 못하면 모든 걸 정리해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 처박혀 숨도 크게 쉬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라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차와 오토바이가 너의 관을 실은 리무진을 에스코트할 때 이걸 고마워해야 하나? 아니면 이런 에스코트를 이태원 그 골목에 해줬으면 죽을 때 에스코트는 안 받았을 텐데 라는 억울함이 들었어"라며 "너무 분하고 원통하구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어머니는 끝으로 "사랑한다 아들아. 존경한다 아들아. 보고싶다 아들아. 고생했다 아들아. 다시 볼 수는 없겠니. 하느님 저를 대신 데려가고 우리 지한이를 돌려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라며 "아들아, 편하게 고통 없이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으렴. 엄마도 따라갈 테니까"라고 적었다.

이 편지는 고민정 최고위원이 낭독했으며, 함께 있던 임선숙 최고위원과 서은숙 최고위원, 임오경 대변인 등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12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발대식을 열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범국민 서명 접수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