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석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지난 10월 15일 경기도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전국이 혼란에 빠졌다. 일상에서 크고 작은 불편이 생겼고, 일부 상인들은 생계에 피해를 입어야 했다.
이런 '카카오 먹통' 사태는 카카오가 우리 사회 어디든 존재하는 범용의 플랫폼이 되었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계기이자, 우리가 얼마나 플랫폼 앱에 길들여졌는지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 됐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출간한 '디지털 폭식 사회'는 우리 삶을 파고드는 디지털 신기술을 성찰 없이 폭식하는 우리 사회의 과잉 경향을 특징적인 사례들을 통해 분석한 책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디지털 폭식 사회'는 현재의 기술만능주의와 그것이 품고 있는 폭력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자기 조절의 한계를 넘어 먹는 행위인 폭식처럼, 최근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기술을 어떤 성찰도 없이 마구잡이로 수용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현상 중 하나가 플랫폼이 권력이 되는 일이다. 플랫폼의 장점은 흩어져 있는 자원 공급자를 묶어 실수요자가 현명한 시장 선택을 하도록 이끄는 데 있지만, 시장 독점력을 얻게 되면서 독과점 기업과 별반 다르지 않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별점이 영세업자의 생존을 좌우하고, 공유 택시의 배차 알고리즘이 기사의 노동 방식을 길들이고, 플랫폼 알고리즘이 사회의 편견을 확대 재생산하는 모습 등에서 이러한 경향을 볼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책은 다양한 사례를 들며 우리 사회에 디지털 기술의 폭식 과정에서 불거진 반(反)생태적인 모습을 밝히고, 공생과 호혜에 기반을 둔 기술 대안을 도모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카카오 먹통' 사태와 우리 사회 기술 강박에서 출발한 '한국형 뉴딜'과 '스마트 시티' 등 중장기 기술 정책에 대해 비판하면서 시민들이 협력해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기술민주주의의 지향점을 제시한다. 264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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