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아연 광산 매몰 사고 현장…컵라면·국밥 아침 식사, 담배 한모금으로 피로 달래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 현장특별대책반 총괄 인력, 장비, 구호물품, 구조작업 지원
"탕탕탕, 탕탕탕, 탕탕탕…."
4일 오전 7시 경북 봉화군 재산면 아연 광산 매몰 사고 현장. 실종자 생존 확인 작업에 투입된 시추기계가 굉음을 울리며 새벽의 고요를 깨우고 있었다. 구조현장의 아침 기온은 영하 3℃. 첩첩산중이지만 밤잠을 설친 구조팀들의 발걸음은 빨랐다.
갱도 진입로 공사장의 굴착기와 덤프트럭, 실종자 생존 확인용 시추작업, 지하 갱도 작업용 엘리베이터는 쉴새 없이 돌아갔고 지휘본부와 상황실은 각자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도로 곳곳은 소방차와 구급차, 119 회복지원 버스, 간이 식당, 텐트, 취재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흙 먼지를 다 집어 쓴 119 특수대응단원과 구조팀, 경북도와 봉화군 관계자들의 행보는 일사불란했다. 모두가 구조 시계에 맞혀진 듯했다.
오전 7시 30분. 경북소방본부 급식차가 있는 텐트로 몰려 들기 시작했다.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영팔 경북소방본부장과 윤영돈 봉화소방서장은 9일째 구조현장을 지키느라 초췌한 모습이었다. 웃는 얼굴에는 면도를 못해 수염이 턱 밑까지 길었고 피곤함이 묻어났다.
갱도 작업을 마치고 교대한 119 특수대응단원들은 동료들과 담배 한 모금으로 지친 피로를 달랬다. 이들은 모두 급식차에서 컵라면과 커피, 국밥으로 한 끼 아침 식사를 때웠다.

윤영돈 봉화소방서장은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 현장을 사수해야 된다는 각오로 버티고 있다"며 "갱도안에서 어둠과 싸우고 있을 실종자들을 생각하면 피곤할 사이도 없다. 신속한 구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서장은 근무를 마친 직원들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따뜻한 커피 한잔을 건냈다. 땀 범벅이 된 구조대원들에게는 보상금 같은 커피였다.
한 대원은 "힘들지 않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루빨리 실종자들이 생환할 수 있도록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방 대원들은 휴식도 잠시. 오전 8시 대책회의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루 한차례 열리는 유관기관 대책회의다. 수장은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맡았다. 그는 오전 8시 도착, 오후 11시까지 근무한다. 지난달 31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현장특별대책반을 꾸러 인력과 장비, 구호물품, 구조작업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지난 1일부터 행정부지사를 반장으로 하는 현장특별대책반(상황총괄반, 사고대응반, 심리지원반, 현장지원반, 홍보지원반)을 꾸리고 5개반 40명을 투입, 구조작업 지원과 실종자 가족의 의료 및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 부지사는 "도지사의 특별지시로 현장특별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며 "산자부와 광산업체에 신속한 구조를 독려하고 구조 과정에 필요한 인적 물적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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