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초의회 ‘밥값’은 흘리는 땀에 비례…견제자 역할에 충실해야

입력 2022-10-12 05:00:00

기초의원들의 의정비를 결정하는 의정비심의위원회가 4년 만에 다시 열렸지만 무리한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우선 1년 동안 의정비를 동결하고 이후에 공무원 임금 인상률만큼 반영하자는 게 대세라고 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전반적인 경제 사정이 어려워진 만큼 의정비 인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움츠러들 필요는 없다. 의정비 적정선은 기초의회의 활동 내역에 달렸다.

일한 만큼 평가받는 건 냉엄한 프로 세계의 규칙이다. 주민들의 눈에 비친 기초의회의 활동을 겸허히 돌아보고 활약상에 걸맞은 의정비를 책정하는 게 순리다. 활동이 미약했다면 깎아 줄이는 데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현재 기초의원의 연간 의정비는 중견 기업체 신입 사원의 초봉과 비슷하다. 결코 많다고 볼 수 없다. 대구 8개 기초의회의 연평균 의정비는 달서구의회가 4천92만 원으로 가장 높고 남구의회가 3천499만 원으로 가장 낮다. 대부분 3천만 원 선이다.

1991년 풀뿌리 민주주의로 부활한 기초의회의 지난날을 되짚으면 주민 생활 속에 안착했다고 말하기 어려워 보인다. 기초의회 무용론도 좀체 사그라지지 않는다. 잊을 만하면 수준 미달이라는 지탄이 나올 만큼 격을 떨어뜨리는 행동들이 있었던 터다. 개인 이익을 위해 집행부에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적잖았고, 외유성 해외연수는 병폐처럼 낙인찍힌 지 오래다. 재출발 30년이 지나도록 의정비 인상 시기마다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까닭이다.

답은 명확하다.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집행부의 독단적인 움직임을 성토하거나 견제하는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올해 지방선거로 새로 꾸려진 기초의원들이 전면에 나서게 된다. 정책보좌관도 도우미로 거든다. 초창기 무보수 명예직으로 움직이던 선배들의 모습에 비하면 진일보한 환경이다. 의정비는 의원들이 흘리는 땀에 비례한다. 의정비 현실화 여론도 자연히 비등할 것이다. 심기일전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