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억5천만달러 적자 집계…전년비 104억9천만달러 줄어
재정수지와 '쌍둥이 적자' 우려…'킹달러' 영향 환율 상승 올 수도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경상수지 적자는 외화수급에 영향을 미쳐 가뜩이나 상승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을 올리면서 최근 불거진 '한국 경제 위기설'을 확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5천만달러(약 4조3천3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달(74억4천만달러 흑자)보다 104억9천만달러나 감소했다.
적자 전환의 가장 큰 이유는 대외여건 악화로 상품수지 적자 폭이 확대된 탓이다. 8월 상품수지는 44억5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8월 수출은 572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1억달러 증가했다. 수입액은 지난해 8월 대비 무려 145억8천만달러 급증한 617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원유와 가스 등 원자재 수입(통관기준)이 36.1% 급증한 가운데, 반도체와 수송장비 등 자본재(16.4%), 승용차와 곡물 등 소비재(28.2%) 수입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올해 재정수지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상수지마저 8월 적자 전환하면서 '쌍둥이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정부 지출이 늘어나면서 재정수지는 2019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8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은 무역수지 적자의 영향에 따른 일시적인 것으로, 9월 들어 무역적자가 크게 축소된 만큼 경상수지는 다시 흑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월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나올 것 같지만 9월에는 상대적으로 무역수지 적자 폭이 많이 줄어서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서지 않았을까 전망한다"고 밝혔다.
일시적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경상수지 적자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킹달러'(달러 초강세) 상황에서 경상수지 악화는 달러 수급에 불균형을 일으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0월 12일 1,200원을 넘어선 환율은 지난 6월 23일 1,300원 선에 진입했고, 지난달에는 약 14년 만에 1,400원 선을 돌파했다.
경상수지 적자로 국내로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게 되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이는 또다시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 된다.
대외부채가 늘어나 원금 상환과 이자 부담이 커지고, 이는 국가 전체의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세계 경제가 불안정해질 경우 경상수지가 취약한 국가일수록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출이 발생해 대외충격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외환당국은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1,400원 선을 위협하자 강도 높은 달러 매도개입에 나섰고, 그 결과 우리나라의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천167억7천만달러로 한달새 무려 196억6천만달러나 감소한 바 있다.
예전처럼 고환율이 수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수입 가격 상승으로 가뜩이나 높은 국내 물가 수준이 더 올라가게 되고, 이는 소비 감소로 이어져 전반적인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의 안정적 흑자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