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평택1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최미나(34)씨는 입사 2년만에 재고관리 품질개선팀 현장 관리자(팀 캡틴)로 승진했다. 그는 2019년만 해도 충남 당진 일대에서 녹즙 아르바이트로 돈을 번 4년 경력단절 여성이었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같은 해 단기 계약직으로 쿠팡 물류센터에 취직했고 정규직 전환에 성공해 관리자가 됐다. 최씨는 "과거 직장보다 월급이 2배 이상 많다"며 "이제는 어머니께 용돈을 드리고도 한 달에 100만원을 저축한다"고 했다.

◇ 청년 취업자 크게 줄어들 때..쿠팡은 1만5000명 이상 늘렸다
쿠팡이 코로나19와 경기침체 속에서 청년 일자리의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말 기준 6만5000명 이상을 고용했으며 이 가운데 약 40%인 2만6600명이 청년(만 19~34세)으로 조사됐다. 2019년(9371명)과 비교해 184%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같은 기간 전국 청년들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 기업으로는 이례적인 채용 증가폭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의 청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취업자 수는 최근 3년간 크게 감소했다. 국내 청년 취업자 수는 2019년 394만5000명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376만3000명으로 줄었다. 1년 만에 일자리 18만2000개가 증발한 것이다. 취업자 수는 2021년 들어 387만7000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반대로 쿠팡은 이 시기 청년 고용을 3배 가까이 늘린 셈이다.

◇ 단기 아르바이트생에서 시작, 상시 정규직원까지..."불안정한 알바 생활 끝..미래 꿈꾸게 됐어요"
쿠팡이 채용한 청년들은 전국 30여개 지역, 100곳 이상의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용직, 상시직 정규직 등 여러 고용형태를 제공하면서 청년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쿠팡에 취업한 청년들은 "부담없이 단기 아르바이트에서 출발해 일자리가 마음에 들면 상시직과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씨처럼 부담 없는 아르바이트생으로 시작해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도 많다.
쿠팡 물류센터는 현재 100% 직고용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상시직 비중은 70%에 달한다. 단기 직원은 월 평균 3회 상시직 전환을 제안 받는데, 면접 합격률은 80%에 이른다. 장거리 출퇴근이 가능한 무료 통근버스와 식사, 4대 보험 등이 제공된다. 편의점, 카페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다 쿠팡 물류센터에 취업한 김모(23)씨는 "불안정한 아르바이트 생활을 뒤로 하고 안정적인 소득 창출을 통해 미래를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창원 물류센터 직원 엄지원(26)씨는 "지역의 한 대학을 졸업하고 쿠팡에 취업해 5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승진해 현장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만큼 굳이 서울·수도권 취업의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고 했다.

◇ '긱 워커' 시대 안성맞춤 일자리로 급부상..일자리 못 찾은 전역 장병도 '고속 취업'
이처럼 최근 쿠팡의 청년 채용이 늘어난 이유는 일자리 감소, 경기침체 등 대외 여건도 있지만, 원하는 때에만 짧게 일할 수 있는 '긱 워커(초단기 근로자)' 열풍 속 쿠팡이 매력적인 일터로 급부상하며 일자리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전북 전주에 거주하는 오모(29)씨는 1년째 공기업 필기시험을 준비하면서 쿠팡 목천 물류센터로 단기 아르바이트를 나가고 있다. 무료 통근버스를 타고 주 2~3회 출근한다. 오 씨는 "쿠팡 물류센터는 원할 때 필요한 만큼 일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쿠팡이 경제적인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했다.
통계청 고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주 1~17시간 근무하는 초단기 취업자수가 240만명을 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수(2841만명)의 약 8.5%다. 2030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유로운 근로유형을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쿠팡플렉스' 단기직 배송사원,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도 채용 수요가 높다. 유모(34)씨 부부는 코로나를 맞아 운영하던 카페 문을 닫고 쿠팡플렉스와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 부부는 쿠팡을 통해 한 달에 최대 800만원 수입을 올리는데 식당으로는 이만큼 벌기 어렵다"며 "내가 원하는 시간을 골라 하고 싶은 만큼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최고 장점"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최근 전국의 지자체를 포함, 여러 정부부처와 협업해 청년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전역 후 사회에서 일자리 찾는 게 어려웠던 청년들도 쿠팡을 통해 '고속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 대위 전역 4개월 만에 쿠팡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김준호(31) 씨는 "제대 후 여러 물류기업에 원서를 넣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며 "쿠팡과 국가보훈처의 민관협력으로 진행된 전역 장병 추천 채용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에 성공하며 물류 전문가의 꿈을 꾸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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