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가장 아픈 역사지만, 교사들 10월 항쟁에 대한 인식 낮아"
"대구 10월, 제주 4·3, 여순 10·19 하나로 묶어내고자 답사 구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구지부는 지난 1, 2일 대구 10월 항쟁과 여순 10·19 항쟁의 뜻을 기리기 위해 대구 가창골 위령탑, 여순항쟁탑 등을 답사했다고 2일 밝혔다.
대구 10월 항쟁은 1946년 10월 1일 대구역 앞에서 시위하던 노동자 중 한 명이 경찰이 쏜 총에 숨지며 경북 등 전국으로 확산된 시위로, 경찰과 우익단체가 민간인 학살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무작위로 끌려가 처형 또는 행방불명된 사람들이 생기기도 한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이후 1948년 제주 4·3 항쟁과 여순 10·19 항쟁에서도 많은 이들이 대구형무소와 대전형무소 등으로 끌려갔다가 한국전쟁 전후로 대구 10월 항쟁 희생자들과 함께 학살을 당하기도 했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1946년 10월 1일 시작된 대구 10월 항쟁은 해방 이후 대구에서 일어난 가장 아픈 역사"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대구 시민들, 특히 교사들이 대구에서 일어난 10월 항쟁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당연히 학교에서도 10월 항쟁에 대한 교육이 안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10월 항쟁, 제주 4·3 항쟁, 여순 10·19 항쟁은 하나의 흐름 속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이었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노력이나 사업은 부족했다"며 이번 답사를 구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답사는 전교조 대구지부가 제안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후원으로 전교조 전남지부가 함께 계획된 일정으로, 조합원과 그 가족 등 모두 35명이 참여했다.
현장 답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온라인 사전 연수로 지난달 27일 대구 10월 항쟁 연구자이자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관으로 활동한 김상숙 성공회대 연구교수가 줌(Zoom)을 활용해 '봉인된 시간 속으로 10월 항쟁'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진행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지난 1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가창골 위령탑에서 열린 '가창골 10월 항쟁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2일에는 여순 민중항쟁의 자취를 찾고자 전남 여수에 있는 만성리 형제묘, 마래터널 등과 순천에 있는 여순항쟁탑, 여순10·19평화공원 등을 방문했다.
이날 답사에 참여한 전교조 전남지부 소속 박병섭 교사는 "더 나은 사회를 바라며 해방 후 각 지역에서 일어난 우리 겨레의 움직임은 정당하게 평가 받아야 한다"며 "대구의 여순 방문은 서로의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됐으리라 믿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구 도원중 1학년 윤나영 학생은 "오늘 답사에서 안내를 들을 때 대구 10월 항쟁에 대한 것도 몇 번 들었는데 사실 잘 모르는 내용이었다"며 "대구 사람인데도 대구의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하니까 부끄러웠다. 집에 가서 꼭 자세히 알아볼 것"이라고 했다.
임성무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우리의 이러한 노력을 통해 교사들의 마음에서부터 항쟁의 역사를 되살려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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