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37개, 디자인 등록만 6건…인천 亞게임 때 세계에 첫 소개
"2만석의 경기장 자리가 2배로 카타르 월드컵서 기술력 뽐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중 하나인 '알 라얀 스타디움'은 수용인원 4만여 석의 대형 경기장으로 월드컵 8강전까지 치를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됐다. 기존의 2만석 규모의 경기장을 보수하면서 4만석 규모의 경기장으로 늘릴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대구지역 기업인 ㈜유니테크시스템의 가변식 관람석 덕분이었다.
㈜유니테크시스템의 함신상 대표는 가변식 관람석만 30년 가까이 다뤄온 국내의 몇 없는 전문가다. 멀리는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부터 가까이는 대구 엑스코 내 전시장에 있는 가변식 관람좌석까지 모두 함 대표의 회사인 유니테크시스템의 작품이다. 작은 창고에서 책상 한 개로 시작한 기업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업체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함 대표의 첫 발걸음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때로 거슬러올라간다. 가변식 관람석이라는 개념이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된 시점이었다.
"당시 독일의 업체와 합작해서 만들던 한국 업체가 있었는데 저는 그 업체의 영업 담당 직원이었어요. 이후에 가변식 관람석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독일 업체는 철수하던 시점에 제가 그 아이템을 받아서 회사를 만들었죠. 처음에는 동업으로 시작했다가 문제가 생겨서 다시 작은 창고를 빌려 책상 한두 개 놓고 시작한 게 지금의 유니테크시스템입니다."
시작할 때만 해도 수요를 찾기 어려웠고 시중에 나온 제품들의 안전성이나 품질이 별로 좋지 않아 사업이 진행되기 어려운 시점이었다. 하지만 함 대표는 묵묵히 시간을 들여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고 디자인을 계속 개발해 나갔다. 그렇게 만들어낸 특허가 지금까지 37개, 디자인 등록 건수만 6건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세계에 처음 유니테크시스템과 함 대표가 소개된 때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였다.
"2010년 주경기장 건설을 앞두고 인천시에 가변식 관람석을 제안했었죠. 처음에는 '국제행사에 맞지 않다'며 거절당했는데, 이후에 예산 문제로 인천시가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 온 거예요. 그 때 다시 연락이 와서 관람석 7만석 중 절반을 나눠서 가변식 관람석을 임대 방식으로 설치하고, 경기 후에는 철거해 상업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났죠. 이 때 시공을 기점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주경기장 관람석도 유니테크시스템이 시공하게 됐죠."
평창 동계올림픽을 비롯,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그리고 올해 카타르 월드컵까지 유니테크시스템이 관람석 설치를 맡는 과정은 절대 순탄한 길이 아니었다. 유럽 지역의 대형 업체들의 엄청난 견제에 시달리기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해외 업체들이 시공에 덤벼들었죠. 그 때 저희는 관람석 회수도 책임지고, 일부 좌석은 인천 아시안게임 때 것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공사비를 절감하는 방법을 제안해서 수주를 할 수 있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 때는 해외 업체들이 기업 규모를 문제삼으며 견제했지만 저희는 아예 사막에 가변식 관람석 샘플을 만들어 저희의 기술력을 보여줬죠. 카타르 안에서도 2만석 규모였던 경기장 자리가 2배로 늘어났으니 깜짝 놀랄 수밖에요."
함 대표의 현재 당면한 과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관람석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한동안 엄청난 어려움을 맞기도 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K리그2 경기장에 가변식 관람석을 설치해달라는 경우가 늘어 한숨을 돌리기도 했다. 함 대표의 다음 목표는 유니테크시스템이 관람석에 관해서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 것이다.
함 대표는 "코로나19가 정리되고 나면 유니테크시스템이 가진 다양한 기술로 전 세계 '톱(Top) 3'안에 드는 관람석 메이커가 되는 게 다음 목표입니다. 그 때까지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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