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 은수미 전 성남시장 징역 2년…법정구속

입력 2022-09-16 15:06:48 수정 2022-09-16 16:35:11

뇌물수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은수미 전 성남시장이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은 전 시장은 최측근인 전 정책보좌관 박모(구속 기소) 씨와 공모해 2018년 10월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관들로부터 수사 기밀 취득 등 편의를 받는 대가로 그들이 요구한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기소됐다. 연합뉴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은수미 전 성남시장이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은 전 시장은 최측근인 전 정책보좌관 박모(구속 기소) 씨와 공모해 2018년 10월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관들로부터 수사 기밀 취득 등 편의를 받는 대가로 그들이 요구한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기소됐다. 연합뉴스

경찰관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수사 정보를 받는 대가로 부정 청탁을 들어준 혐의를 받는 은수미 전 성남시장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16일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은 전 시장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한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467만원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은 전 시장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경찰관 A씨에게 수사 기밀을 받는 대가로 ▷4억5천만원 상당의 터널 가로등 교체사업을 특정 업체가 맡게 해 달라는 부탁 ▷지인 2명을 사무관으로 승진시키고 팀장 보직을 부여해달라는 인사 청탁을 들어준 점이 제3자 뇌물공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책보좌관이 시장 직위 유지와 직결된 형사사건의 수사상 편의를 받기 위해 담당 경찰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수의계약 및 인사 등 이익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범행을 보고받고 이를 승인했다"며 "성남시를 총괄하고 지휘·감독하는 이로서 개인적 이익을 위해 범행에 가담해 관급 계약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비합리적인 이유로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고 심지어 자신의 부하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저지른 일이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은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받던 중, 당시 성남중원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에게 수사자료를 건네받는 조건으로 인사청탁과 납품 계약 등 부정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은 전 시장은 당시 공모했던 정책보좌관 박 모씨부터 명절 선물 명목으로 467만원 상당의 현금과 와인 등을 받은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은 전 시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천만원, 추징금 467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가 은 전 시장에게 수사 기밀을 제공했고, 그 대가로 성남시가 추진하던 4억5천만원 상당의 터널 가로등 교체사업을 특정 업체가 맡게 해달라고 해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업체 측으로부터 7천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A씨는 해당 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이밖에도 은 전 시장은 A씨의 상관이었던 경찰관 B씨의 인사 청탁을 들어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박 씨가 A·B씨의 부탁을 은 시장에게 보고했고, 은 시장은 '들어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 구속 전 마지막 발언 기회를 얻은 은 전 시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은 전 시장은 "일관되게 말씀드렸다시피 이런 판결을 받을만한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 항소하겠다. 무죄가 밝혀질 거라 믿는다"며 "재판부는 증언으로만 이뤄진 검찰의 입장만을 인정했다. 앞으로 저의 무죄를 밝혀나가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부탁을 드리자면, 법원이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실을 좀 더 살펴봐 주길 바란다"며 "제가 반성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저는 반성했기 때문에 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