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산하기관 37곳의 임원 325명 중 69명이 더불어민주당 코드 인사로 추정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정권의 직간접적 관계자들이 5명 중 1명꼴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포항 북구)이 전수 조사한 결과다. 한둘의 자리 지키기로 보기 어려울 만큼이다. 산하기관을 전리품으로 격하시켰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국토안전관리원 등 청년들에게 입사 선호도가 높은 공공기관이다. 이런 곳에 낙하산 인사들이 포진돼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특수 임무를 수행한다든지, 출중한 능력이 있어 그 자리에 오른 이들이 드물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민주당 등 범야권의 공천을 받아 총선과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이들이 28명이나 됐다고 한다. 낙선해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의 대가로 자리를 보전해 준 셈이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와 반대 성향을 가진 인사들이 수두룩하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 대변인으로 일하다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퇴한 이력이 있는 인사, 대장동 사업이 개발이익 환수의 모범 사례라는 지지 선언문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인사 등이 현 정부 정책을 수행하겠다며 앉아 있다. 정부 여당의 알 박기 지적에 대해 국민과 약속이라고 반박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모습과 닮았다. 어디 국토교통부 산하기관뿐이겠나.
물론 공공기관 임원의 임기는 법으로 보장돼 있다. 물러나라고 압박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효율적인 국정 운영이 먼저다. 지난 정권의 핵심 인물들이 산하기관 임원 자리를 사수해 밥벌이 수단으로 삼는 행태는 윤리적으로도 옳지 않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지 6개월이다. 어색한 동거는 일찌감치 매조져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그들의 임기와 무관하게 알 박기 인사를 한 탓이 크지만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정치적 입지와 상식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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