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성 착취범 '엘', 현 정부·이준석·사법부가 키운 셈"

"尹, 여가부 폐지·n번방 방지법 개정 공약 철회를"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n번방'을 파헤친 대학생기자단 '불꽃' 출신인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유사한 성착취범이 등장한 것을 두고 "현 정부와 이준석 전 대표, 성범죄에 관대한 사법부가 자양분을 주고 키운 셈"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정치가 해결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인물이 텔레그램서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n번방'과 유사한 범행을 저지른 사건을 언급했다.

박 전 위원장은 "n번방을 만든 문형욱과 박사방을 만든 조주빈을 능가하는 성착취범이 또 등장한 것"이라며 "불행히도 이미 예고된 사건인지도 모른다. n번방이 알려진 이후로도 온라인에서는 성착취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범죄에 맞서는 여성가족부를 없애야 하고, n번방 방지법이 통신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할 때, 가해자들은 더 신이 났을 것"이라며 "유사 이래 최초로 혐오와 차별을 유일한 정치 수단으로 내세운 이준석이 대표로 있는 국민의힘이 집권할 때, 성범죄자들이 더 활개를 칠 것은 자명했다"고 밝혔다.

또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하고 범죄수익을 은닉한 손정우에게 법원이 징역 2년·벌금 500만 원 수준의 솜방망이 처벌을 할 때, 범죄자들이 무섭다고 눈이나 깜빡했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른바 '엘'은 현 정부와 이준석 전 대표, 성범죄에 관대한 사법부가 자양분을 주고 키운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게 "n번방 방지법을 개정하겠다는 공약을 철회하고,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포기하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는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디지털 성범죄 대응TF를 다시 가동해달라"며 "검찰청에도 범죄를 뿌리 뽑을 강도 높은 수사를 주문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n번방'은 텔레그램에 개설된 단체 채팅방 운영진이 불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사건으로, 2019년 7월 추적단 '불꽃'의 보도를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은 당시 '불꽃'에서 활동하며 n번방의 존재를 드러내는데 기여했다.

n번방 사건의 주범들은 법적 처벌을 받았으나, 최근 유사한 형태의 미성년자 성착취물 범죄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