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우 경상북도 통합신공항추진단장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란 시장의 흐름을 통째로 바꾸거나 판도를 뒤집는 인물이나 사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구경북신공항을 통해 지방 소멸을 극복하겠다는 경상북도의 야심 찬 비전이기도 하다.
대구경북신공항의 비전을 이렇게 정한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경북이 소멸하고 말 것이라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야 세계적 추세라지만 경북의 위기는 청년인구의 지속적인 유출에 있다. 2019년 한 해에만 전입 청년 6만74명, 전출 청년 7만1천608명으로 1만1천534명의 청년이 경북을 떠난 셈이다.
더 심각한 것은 산업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2003년 LG디스플레이, 2010년 삼성전자에 이어 2020년에는 LG전자가, 그리고 2021년에는 한화가 구미를 떠나 수도권으로 옮겼다.
청년과 기업이 경북을 떠나는 근본적 원인은 일자리다. 좋은 일자리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리고 사람이 많은 곳에 교육, 의료, 문화시설이 확충된다.
지방 소멸 극복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통한 투자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달렸다. 공항뿐만 아니라 도로‧철도, 물류·산업단지 건설을 수반하는 대구경북 신공항은 지역의 산업·경제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군위·의성은 공항경제권의 중심이다. 군 영내·외 관사를 비롯해 공항 종사자와 이주민을 위한 신도시가 건설된다. 항공물류단지는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해 첨단제조업체와 전자상거래물류센터 등을 유치하고, 항공산업클러스터에는 국정 과제로 반영된 중소형 항공기 MRO클러스터와 항공전자부품 거점단지가 조성될 것이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지역의 산업단지다. 전자·전기,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 경박단소형 첨단 제품을 생산하는 지역 산업단지는 수출을 위해 인천까지 가야 했던 시간적·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항공 분야로 전환·확장하면 항공산업클러스터의 부품 생산기지로서 동반 성장도 가능하다.
농·축·수산업에도 기회가 된다. 한류를 타고 큰 인기를 얻은 지역 신선식품은 전 세계로 수출 판로를 넓혀갈 수 있다. 경북도는 신선식품의 생산, 가공, 포장, 수출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농식품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원할 계획이다.
관광산업에는 더없는 호재다. 백두대간·동해안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한국적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있는 경북은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관광지다. 대한민국 관광의 주요 코스로 관광객이 머무는 경북이 될 것이다.
경북도는 이에 권역별‧시군별로 산업, 서비스‧물류, 투자‧인력, 문화‧관광, 공간‧인프라 등 5대 분야별 유망사업을 발굴해 지역을 발전시킬 구상을 하고 있다. 공항 건설을 넘어 지역의 산업·경제 지도를 재편하고 지방 소멸을 극복하려는 담대한 구상이다.
다만, 공항이 건설된다고 저절로 실현되진 않는다. 지방 공항을 활성화한다는 것, 더욱이 지자체가 항공·물류산업을 일으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3개 시·군의 참여하에 경북도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가능하다.
이에 경북도는 7일 지역 발전 구상을 설명하고 시군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범도민추진위원회를 출범한다.
시·군 주민 대표와 경제인, 도의회 등 약 7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공항 건설의 효과를 도 전역으로 확산하기 위한 의견 수렴의 장이자 지역의 의지와 요구를 결집하고 표출하는 통로가 될 것이다. 범도민추진위원회의 힘찬 출범과 눈부신 활약 속에서 대구경북신공항이 지방 소멸의 판도를 뒤집는 게임 체인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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