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서 30대 엄마 3살 아들 목숨 끊고 극단적 선택

입력 2022-08-24 16:33:29 수정 2022-08-24 22:34:53

가정사로 고통받은 것으로 추정

대구 달서경찰서
대구 달서경찰서

대구 달서구에서 30대 엄마가 장애가 있는 3살 아들의 목숨을 끊은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달서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후 9시 45분쯤 유천동 한 아파트에서 A(32) 씨가 3살 아들 B군을 살해한 뒤 아파트 아래로 뛰어내렸다. A씨는 범행 후 외출 중이던 남편과 전화 통화를 했고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투신 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씨가 가정사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B군은 평소 자폐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장애인 등록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B군은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지 않고 해당 가정이 장애 관련 상담을 받은 것도 없다"고 전했다.

최근 발달장애인 가정의 극단적 선택 사고가 잇따르면서 장애가정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어린 자녀일수록 부모가 자녀의 장애를 숨기거나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장애 복지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 5월 서울 성동구에서 40대 여성이 발달장애가 있는 6살 아들과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했고, 인천에서도 60대 친모가 중증 장애가 있는 30대 자녀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대구장애인부모회 관계자는 "장애 등록이 되지 않았다면 지역사회에서 위기 가정을 먼저 알아내기가 어렵다"며 "자녀가 어릴수록 부모가 자녀의 장애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주변에서 손을 내미는 것도 여의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 치료가 우선이니 부모의 심리 상태는 뒷전인 경우도 많다"며 "부모를 위한 심리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