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 정점 지연, 경기 둔화 압력 커져
환율 올라도 수출기업은 먹구름…전문가들 “연말 1,350원 돌파할 수도”

22일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장중 1,340원을 넘어서며 물가 상승세의 정점이 지연되고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면 소비가 둔화하고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커진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 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경기가 둔화할 우려도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3.9원 급등한 1,339.8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1,340.2원까지 뛰며 지난 2009년 4월 29일 기록한 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1,340원을 넘기도 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입 물가는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물가지수는 원화 기준 전년 대비 27.9% 올랐다. 결제 통화 기준으로 수입 물가 상승률은 14.5%였다. 같은 물건을 살 때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수입 물가가 오르는 셈이다.
정부는 추석이 지난 뒤 9월, 늦어도 10월에는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환율 상승으로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지면 기준금리 인상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한국(2.25%)의 기준금리가 미국(2.25~2.50%)보다 낮아 기준금리 역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 외환당국이 개입할 수 있겠지만, 추세 자체를 꺾기는 어렵다"며 "이대로라면 연말쯤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에 유리하다고 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너무 올랐고 대외 경제여건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 수출기업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그만큼 늘어줘야 하는데 글로벌 경제여건이 좋지 않아 환율 상승효과를 못 보고 있다"며 "수출기업에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벗어나는 것이 근본적인 호재"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최근의 무역적자 우려와 관련해 경상수지 흑자를 근거로 대외 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라고 판단했다.
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 등 위험요인을 점검하면서 대외 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정책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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