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비 3억원 전액 삭감
경북 상주시가 대규모 추모공원 부지를 문경 도심 옆에 확정해 '이웃사촌' 문경시와 분쟁에 휘말린 가운데 상주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삭감해 행정절차 진행과 예산집행에 제동이 걸렸다.
상주시의회는 지난 12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문경시의 부지 재검토 요구로 분쟁 중인 상주시 함창읍 나한리의 '공설추모공원 도시계획시설 결정 용역비' 3억원 전액을 삭감했다.
삭감된 용역비는 추모공원 건립을 위한 설계비와 토지매입비, 공사비 등 257억원을 집행하기 위한 사전 행정절차 비용이다.
시의원들은 상주시가 추모공원 부지를 확정할 때 시의회와 사전 협의가 없었고 문경시의 거센 반발을 최소화하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시의원들은 또 추모공원은 당연히 들어서야 될 시설이기 때문에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매입해야 할 사유지가 확실하게 담보되지 않은 점도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상주시는 추모공원건립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동안 문경시의 반대 목소리만 유일한 걸림돌로 판단했던 상주시는 실제 사업을 위한 상주시의회의 예상치 못한 예산 삭감까지 겹쳐지자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상주시 관계자는 "일단 시의회의 뜻을 받아들여 문경시와 분쟁조정을 위한 협의에 최선을 다한 뒤 3개월 뒤에 다시 예산안을 올릴 계획이다"면서 "이번 시의회 예산삭감으로 문경시의 반대목소리가 더욱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에서는 "상주시의회가 문경시 손을 들어줘 마치 문경시의회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부정적인 반응과 "상주시의회가 '역지사지' 입장에서 이웃사촌 문경시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상주시는 함창읍 나한2리 마을 9만182㎡에 275억원을 들여 봉안당(유골 보관 시설)1만기와 자연장지(수목장림) 1만2천기 등 모두 2만2천기 규모의 종합장사시설을 2027년 준공하기로 했다. 화장시설은 없으며 자연친화적으로 조성할 계획이지만 문경에서 가장 인구밀집도가 높은 모전동 바로 옆에 조성돼 문경시와 갈등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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