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벨기에·영국관 인기…영국관은 '황금사자상' 수상하기도
러시아관 문 굳게 닫혀…우크라이나 특별전 평화 메시지 전달
세계적 비엔날레와 비교할 때 베니스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은 국가관을 별도로 운영한다는 점이다.
한국관도 있다. 30여 년 전 1993년 독일관 대표작가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고(故) 백남준 작가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1995년 공원 화장실이던 건물을 증·개축해서 마지막 국가관으로 한국관이 들어섰다.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 국가관 중에서 인기를 끈 곳은 한국관을 포함해 미국관, 벨기에관, 영국관이다.
특히 영국관은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작가 소니아 보이스의 흑인 음악을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였다. 대학 강단에서 흑인예술을 가르치는 여성작가라는 점이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번쩍거리는 황금색 돌이 전시장 구석구석에 보석처럼 박혀있는데, 이는 '바보의 금'이라는 황철석의 이미지를 차용해 허상을 좇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마주보는 화려한 패턴의 벽에서는 아카펠라를 부르는 여성들의 영상과 소리가 뒤섞여 묘하게 감각을 자극했다.

벨기에관은 프란시스 알리스의 인종과 문화를 관통하는 아이들 놀이를 작업의 소재로 삼은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4개 대륙 어린이 놀이문화를 다양한 크기의 화면을 통해 영상으로 상영하고, 옆방에서는 엽서 사이즈의 작은 그림들을 같이 전시했다. 국적불문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미국관은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다.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 위에 짚을 얹고 나무로 기둥을 세워 아프리카 전통가옥 론다벨처럼 건물 전체를 바꿔놔서, 이곳이 미국관이라는 것을 전시안내도를 보고서야 알아챌 정도였다. 1931년 파리에서 열린 식민지 만국박람회 당시의 서아프리카관을 재현한 것이다. 아프리카 흑인 여성의 부당한 삶과 고된 역사를 상징과 은유로 표현한 '시몬 리'의 밀짚드레스가 인상적이었다.
러시아관은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반면 우크라이나 작가들의 특별초대전은 인상 깊었다. 하얀 포대자루를 쌓아 올린 작품과 깔대기를 통해 아래로 물을 흘려보내는 파블로 마카우의 설치미술 '고갈하는 샘, 아쿠아 알타' 등이 전시됐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요구하는 작가들의 연대를 표현한 작품이다.

향후 수 년간의 미술계 동향을 읽을 수 있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초현실주의의 익살스러움과 기괴함을 담은 작품부터 개념미술의 설치 작품, 테크놀로지와 창의적인 사고가 결합된 예술 작품까지 다양하게 전시되고 있어 이를 대면할 열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시공간 자체가 열린 캔버스이자 예술작업의 결과물이 되고 여기에 최첨단 테크놀로지의 간섭까지 더해지면서, 장르 구분조차 무의미해진 현대미술을 우리는 새로운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관에 전시된 김윤철 작가의 작품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여러번 꼬여 천정에 매달려 꿈틀거리듯 빛을 발하고 있는 커다란 금속원통형 유체가 눈에 띄었다. 과학과 우주, 인간을 주제로 한 물질과 과학 테크놀로지가 융복합된 작품이었다.
이외에도 국가관 외에 본전시장에 전시된 정금형 행위예술가, 이미래 설치미술가 등 한국작가의 작품들도 관심을 끌었다.
베니스에서는 본 전시 외에도 놓치면 후회할 세계적인 작가들의 병행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애니시 카푸어의 'Symphony for a Beloved Sun', 우고 론디노네의 'Burn Shine Fly', 두칼레 궁전 내에 대규모 설치 작업을 선보인 독일 표현주의의 거장 안젤름 키퍼 등이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1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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