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 ‘녹조 라떼’ 배양장으로 전락” 담수 7년차에도 여전

입력 2022-08-08 15:08:37 수정 2022-08-08 21:54:33

시민단체 "수문 완전 개방해야"

영주댐이
영주댐이 '녹조라떼 배양장'으로 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젤 형태의 녹조가 손에 묻어 나오고 있다. 내성천보존회 제공

경북 영주댐(영주시 평은면 용혈리)이 담수를 시작한 지 7년이 됐지만 여전히 녹조현상이 지속되면서 '녹조 라떼 배양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주 시민단체인 내성천보존회는 8일 "영주댐이 2016년 7월 시험 담수를 시작한 뒤부터 녹조현상이 발생했고, 2017년 7월 수질 악화로 5급수에도 미치지 못해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정도가 됐으며 유해남조류(마이크로시스틴)에 의한 독극물이 생성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내성천보존회는 "수문을 개방했는데도 녹조가 발생되는 이유는 영주댐과 보조댐의 방류 수문이 높게 설치돼 수문을 열어도 수류가 정체되는 구간이 3㎞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선종 내성천보존회 사무국장은 "수자원공사가 '담수를 하면 수질이 좋아진다'고 장담했지만 2016년 첫 담수 이래 7년 차인 올해도 여전히 녹조현상이 발생하는 등 수질 악화는 변함없다"며 "수자원공사를 해체하고 댐 관리권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라"고 했다.

짙은 녹색을 띠는 영주댐물. 마경대 기자
짙은 녹색을 띠는 영주댐물. 마경대 기자

이에 앞서 지난 6일 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환경운동연합은 영주댐 선착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주댐 수문을 전면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영주댐은 낙동강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영주댐 전체에 녹조가 창궐했다"며 "이런 물로는 낙동강 수질 개선이 불가능하다. 수문 개방만이 녹조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고 지적했다.

영주댐은 2009년 착공해 7년 만인 2016년 완공한 중형댐으로 1조1천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하지만 댐 건설 계획 때부터 내성천 생태환경에 미치는 악영향과 수몰민 이주 대책, 문화유적지 피해 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난 10여 년간 지역사회의 가장 큰 갈등의 불씨가 돼왔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 영주댐지사 관계자는 "올해 강수량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아 댐 수위가 떨어져 녹조현상이 더 심한 것 같다. 현재 녹조 제거선박과, 수면포기기, 물순환장치 등 대응 설비는 갖추고 있으나 녹조 생성 과정을 관찰하기 위해 가동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