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가 어제 발사돼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다툼을 일삼는 정치권과 무더위에 지친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낭보다.
다누리는 4개월 반의 비행을 거쳐 오는 12월 중순 달 궤도에 진입, 달 상공 100㎞ 원 궤도를 돌며 2030년 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 등의 임무를 1년간 수행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어 달 궤도 탐사선까지 발사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근거리 우주에서 원거리 우주로 나아가는 우주 개척 2막 시대를 열게 됐다.
다누리는 2016년부터 약 2천367억 원이 투입된 7년간의 장기 프로젝트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 발사체에 실려 달로 향했지만 달로 가는 궤적 설계부터 탑재 과학 장비 개발까지 다누리 개발의 전 과정에는 국내 연구진의 기술들이 총집약됐다. 연구진의 노력과 성공에 박수를 보낸다.
다누리가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독자 발사체와 달 탐사선을 보유하게 돼 국제 우주협력 지위가 상승할 전망이다. 8년 후엔 발사체부터 탐사선·착륙선·로버(로봇탐사차)까지 모두 국산화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명실상부하게 우주 강국으로 올라선다.
지금 선진국들은 우주를 미래 산업으로 보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주 정거장, 우주 호텔, 달 기지 등을 짓는 계획들이 쏟아져 나오고 5억 원이 넘는 우주여행 상품 판매 경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희토류 등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달 탐사 붐도 다시 불고 있다. 15~16세기 대항해 시대를 주도했던 유럽 국가들이 수백 년간 전 세계를 지배했던 것처럼 우주를 선점하는 나라가 세계 패권을 거머쥐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주를 무대로 한 '제2의 대항해 시대'에 우리나라가 가세하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 한국은 인공위성, 우주 센터, 우주 발사체 등 우주산업의 3대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선진국들과 경쟁하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지속적으로 노력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한국판 NASA' 설립을 서두르고, 우주 개척 관련 예산 확대와 인력 양성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우주 강국을 향해 달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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