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시설 없어 손부채질 동원…6분 운행 동안 찜통더위 견뎌
편도 6천원 관광객은 "비싸다"…구미시는 정상까지 연장 검토
최고 기온이 35℃까지 올라갈 정도로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7일 오후 1시 30분쯤 구미시 금오산 케이블카 탑승장에는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하나같이 탑승장의 선풍기에 의지한채 케이블카 탑승을 기다렸다.
하지만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탓에 승객들마다 얼굴에는 팥죽땀이 가득했다. 더위를 쫓으려 연방 손부채질을 하던 이모(63) 씨는 "방학을 맞아 온 손자·손녀들에게 케이블카를 태워주려고 왔건만 너무 더워 아이들이 힘들어한다"고 불평했다.
금오산 케이블카가 탑승 대기공간과 케이블카 냉방시설 미비, 비싼 이용 금액 등 문제로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구미시가 금오산 케이블카 연장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터라 개선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74년 9월에 개통된 금오산 케이블카는 최대 51인승을 태울 수 있는 크기로 연 평균 이용객이 25만~30만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수년 째 연 평균 이용객이 10만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케이블카 운영측에서는 당장 시설 개선에 나서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날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10여분 가량 더위를 참고 탑승한 개방형 케이블카는 찜질방이나 다름 없었다. 케이블카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자연 바람에만 의지한 채 6분여간의 이동시간 동안 찜통 더위를 견뎌가며 땀을 닦아야 했다.
케이블카의 출발을 알리는 종소리를 시작으로 도착지까지 걸리는 시간은 6분 55초 정도. 승강장에 도킹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실제 금오산 경관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은 6분 남짓이다. 대혜교 위 50m지점부터 해운사 옆까지 총 805m의 거리를 이동하는데 대인 기준으로 편도 요금 6천원이 부과된다.
등산객 박모(29) 씨는 "케이블카 가격도 비싼데다가 경관을 보기에는 체감상 거리도 짧고 구경하다보면 금방 지나가버려서 가격이 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상행 케이블카가 목적 승강장에 다다르기 전에는 눈에 띄는 폐기된 시설도 관리가 되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시설물은 케이블카 설치 당시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나무로 만들어진 케이블카 중간 기둥들로 철거되지 않은 채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
금오산 케이블카 관계자는 "안전의 이유로 전국 케이블카 50여곳 중에서 케이블카 내 에어컨 시설이 포함된 곳은 두 곳에 불과하다. 금오산 케이블카도 안전문제 등의 이유로 냉방시설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날씨가 덥거나 추워도 창문을 모두 개방할 수밖에 없고, 거리두기 차원에서 케이블카에 태울 수 있는 이용객도 절반으로 줄어들었지만 국가나 시로부터 지원은 제대로 받지 못해 시설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블카 요금의 경우에도 거리 대비해서 측정하기 때문에 비싼 요금이 아니며 전국적으로 봤을 땐 중저가에 해당한다. 전기비 등 고정 비용은 계속 지출되지만 이용객들은 줄어들고 있어 요금 인하도 어렵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케이블카 운영 업체가 민간이어서 당장의 시설 개선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오산 케이블카가 정상까지 연장되면 시설 개선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도 지난달 26일 한화진 환경부장관이 구미를 방문했을 당시 관광산업 육성과 고령자·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금오산도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환경영향평가'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금오산 관광특화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기존 케이블카 구간을 정상까지 연장하는 등 금오산 케이블카 개편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노인이나 장애인분들도 금오산 정상을 구경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