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막아야" 민주 비명계 당권 주자 합종연횡 시작되나

입력 2022-07-21 17:21:49 수정 2022-07-21 21:35:08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 및 참석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자 정춘숙 의원, 후보자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연합뉴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 및 참석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자 정춘숙 의원, 후보자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을 저지하기 위한 비명(비이재명)계 당권 주자들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인 강병원 의원은 21일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7명 후보끼리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의 미래를 위해 단일화해야 한다. 오는 7월 28일, 당 대표 후보 3인을 추리는 컷오프 이전에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오는 28일 컷오프를 누가 통과하든 본선에서 단일화하기로 미리 약속하자는 것이다.

강 의원은 "누가 당 대표가 돼도 무관하다면 이재명 의원을 제외하고 '97그룹 4인방'부터 김민석·설훈·이동학 후보까지 무려 7명이 출사표를 던질 이유가 없다"며 "연이은 출마의 배경엔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우리 당은 패배를 반성하지 않는 무책임한 정당이라는 불신의 낙인이 찍힐 것이라는' 등 공통의 문제의식이 있다"고 강조했다.

8·28 전당대회를 한 달 이상 남겨두고 일찌감치 반명(反明) 전선을 형성해 어대명 구도를 흔들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같은 97그룹 주자인 박용진 의원과 이낙연계 주자 설훈 의원은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 제안에 즉각 화답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라면 어떤 형태, 어떤 방식의 단일화든 저는 열려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혁신의 주체가 아니라 쇄신의 대상이라는 점, 우린 여기서부터 출발한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을 제외한 후보들끼리 컷오프 전에라도 단일화 약속을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모든 비명계 주자들이 같은 강도로 단일화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97그룹 주자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재선의원 모임 주최 토론회에서 "단일화가 논의되려면 가치나 당의 혁신 방향 등에 있어서 접점이 있어야 한다"며 거리를 뒀다. 이밖에 강훈식·김민석 의원도 강 의원의 단일화 공동선언 제안에 아직은 소극적인 입장이라는 후문이다.

비명계가 결집할 조짐을 보이자 이재명 의원 측은 "대선도 지방선거도 아니고 당내 선거에서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건 20년 넘게 정치하면서 본 적이 없다"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