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첫인상이 1980년대?…버스터미널·구미역, IC 등 관문 정비 시급

입력 2022-07-22 16:12:13 수정 2022-07-22 18: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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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시설 개선·환경 정비 시급…IC 주변엔 아파트단지만 즐비
구미시, 민간 영역이라 뚜렷한 해법 없어

구미종합버스터미널 승하차 구역. 빛바랜 벽돌과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지붕 기와 등으로 을씨년스럽다. 이영광 기자
구미종합버스터미널 승하차 구역. 빛바랜 벽돌과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지붕 기와 등으로 을씨년스럽다. 이영광 기자

21일 오전 10시쯤 경북 구미종합버스터미널. 주위에 앉은뱅이 키작은 상가들이 빼곡히 늘어져 있었고 상가 외벽은 누렇게 변색된 벽돌에 군데군데 거미줄이 쳐져 있었다. 빛바랜 듯한 기와를 얹고 있는 버스터미널 외관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버스에서 막 하차한 한 60대 여성 승객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버스터미널"이라며 "버스에서 내릴 때마다 시간이 멈춘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주변 상인 김모 씨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잘 나갔다. 터미널에 상가하나만 갖고 있어도 부자 소리 들었다. 근데 지금은 가게세 내기도 빠듯하다"며 푸념했다.

같은 시각 구미역. 구미역 안 상가는 공실로 가득했고 역사에 행인들만 무표정으로 오갈 뿐, 활력을 잃었다.

구미시외버스터미널과, 구미역 등 구미의 대표 관문들이 투자 없이 과거 그대로 화석화 되고 있어 개선책이 절실하다. 구미를 처음 찾는 관광객은 물론, 기업 바이어들에게도 좋지 않은 구미의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미종합버스터미널은 지난 1985년 원평동에 4천312㎡ 규모로 지어져 37년째 구미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지만, 뚜렷한 투자 없이 그 모습 그대로 멈춰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승객이 급감하면서 활력은 온데간데 없고 더욱 쇠퇴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구미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에는 연간 6만8천여 명의 승객이 이용했지만 2021년에는 2만6천여 명으로 대폭 줄었다.

남통동에 사는 김모(56) 씨는 "구미종합버스터미널이 적힌 간판을 보지 않으면 누가 이곳을 40만 인구가 사는 구미라고 믿겠냐"며 "어느 도시라도 첫인상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 구미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버스터미널을 보고 좋은 인상을 느끼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역의 내부 수리를 위해 천막이 쳐진 모습. 이영광 기자
구미역의 내부 수리를 위해 천막이 쳐진 모습. 이영광 기자

구미역 일대도 활력을 잃기는 마찬가지다.

구미역은 한때 구미지역 최대 상권을 자랑하며 구미의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구미역이 위치한 건물을 포함해 그 일대가 '임대문의'가 적힌 상가들이 즐비하다. 더욱이 접근성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방문객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구미역 주차장은 복합역사와 광장지하 주차장을 포함해 총 623면이지만 광장지하 주차장(321면)의 개방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주차 여건이 열악한 상태다.

구미에서 대구 소재 대학교로 통학하는 윤모(27) 씨는 "구미역은 대구에 비해 인프라가 절반도 안되는 것 같다"며 "특히 구미역 일대는 수년째 볼거리나 놀거리가 부족하다보니 단순히 기차를 타거나 버스를 타기 위한 곳으로 전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구미 나들목은 올해 초에 하이패스 공사가 완료돼 차량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IC 주변은 온통 아파트 단지만 즐비할 뿐이다.

이모(45·형곡동) 씨는 "구미IC로 진입할 때 공단보다도 눈에 띄는 것이 아파트와 대형마트들이다. 구미의 대표 관문인 만큼 구미IC를 통과할 때 '구미'를 떠올릴 수 있는 시설들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미시는 뚜렷한 개선책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며 손을 놓고 있다. 구미시 측은 "구미종합버스터미널의 경우 외관을 비롯해 시민들의 개선 요구가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구미시가 운영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개선에 나설 순 없다"며 "다만 내부 리모델링이나 소모품 등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