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고담대구', '마계인천'…인구 대비 범죄발생률 보니

입력 2022-07-14 09:28:37 수정 2022-07-14 11:17:13

인천·대구 각각 인구 1천명당 30.0건, 29.9건으로 전국 5, 7위
등록인구 대비 관광객 방문 많은 제주도가 40.2건으로 가장 많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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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지난해 전국에서 인구 1천명 당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으로 꼽혔다. '마계인천', '고담대구' 등 온라인 상에서 조롱의 대상이 됐던 인천과 대구는 각각 5, 7위에 그쳤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구 1천명당 광역 지방자치단체별 범죄발생률을 보면 제주도가 40.2건으로 가장 높았다. 부산(33.5건), 서울(30.6건), 대전(30.5건)이 뒤를 이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제주는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인구당 범죄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다만 주민등록상 제주도 인구가 작년 기준 69만7천명 수준인 데 제주도를 찾은 연간관광객이 1천200만명에 달하면서 '착시효과'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관광객이 며칠간 머무는 점을 감안하면 상시적으로 등록인구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제주에 머물고 있는 셈"이라며 "등록인구를 기준으로 범죄율 통계를 내다보니 제주가 인구당 범죄발생률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반대로 인천이나 대구 등 범죄사례가 많다는 인식이 있는 지역의 범죄발생률은 높지 않았다. 인천과 대구의 작년 인구 1천명당 범죄발생률은 각각 30.0건, 29.9건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5, 7위였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부 네티즌이 지역을 비하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며 "발생한 범죄가 모두 보도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인 통계자료에 의하지 않고 인천

이나 부산 등 일부 지역을 폄하하는 건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했다.

이 같은 인식이 해당 지역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선행 연구에 따르면 언론보도나 인터넷 여론 등 다양한 이유로 실제 범죄율은 낮아도 해당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치안 수준을 달라질 수 있다"며 "범죄 발생 건수가 다른 요소가 결합해 '특정 지역은 위험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