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들고 주택가 배회한 외국인…`과잉진압` 논란 나온 이유

흉기를 들고 주택가를 배회한 외국인 남성이 경찰 지시에 불응, 테이저건에 맞고 검거됐다.

경찰이 물리력을 사용해 체포한 데 대해 일각에서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지자 경찰은 '위험 요인을 고려한 적극적인 제압'이라고 설명하며 자체 경위 파악에 나섰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는 전날 오후 2시쯤 광주 월곡동에서 '건장한 외국인이 흉기를 들고 골목을 배회한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순찰차 3대에 출동 지시를 내렸고, 이 남성은 어린이집 앞에서 체포됐다.

어린이집 측은 흉기를 든 외국인 남성이 골목을 오가자 원아들 귀가를 늦추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남성은 베트남 국적의 20대로, 경찰 조사에서 "고기를 손질할 부엌칼을 친구에게 가져다주는 중이었고 한국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국내 체류 비자가 만료된 이 남성을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인계했다. 이 남성에게는 경범죄처벌법 위반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경찰의 진압 과정을 담은 영상이 공개되면서 한때 과잉진압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언론 등에 공개된 동영상에는 경찰관이 이미 흉기를 떨어뜨린 남성의 어깨를 장봉으로 때리고, 테이저건을 쏘고, 발로 상반신을 찍어누르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광주 광산경찰서는 경위 파악에 착수, 주변 폐쇄회로(CC)TV와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과 현장 경찰관 진술을 취합해 '적극적인 제압'이었다고 잠정 판단했다.

경찰은 현장에 도착할 당시 외국인 남성이 흉기를 든 채 어린이집 주변을 맴돌고 있었으며, 경찰의 5차례 고지에도 이 남성이 흉기를 버리지 않자 1차로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경찰관이 장봉으로 외국인의 손을 때려 흉기를 떨어뜨리고 어깨를 추가 가격하는 상황은 빗맞은 테이저건을 재장전하는 동안 벌어졌으며, 남성 뒤에 있던 경찰관이 흉기를 떨어뜨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테이저건 재발사가 이뤄졌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주저앉은 외국인 남성을 발로 찍어 내린 이유로는 완전한 제압이 이뤄지지 않아서였다고 설명했다.

정진관 광산경찰서장은 과잉진압 논란에 대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흉기 들고 주택가 배회한 외국인…'과잉진압' 논란 나온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