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화장장 신설‧현대화 시급] 세종시 '은하수공원' 직접 가보니…기피시설로 여겨지지 않아

입력 2022-07-03 15:52:02 수정 2022-07-03 21:17:03

순수 화장 시간도 50분으로 타시도 화장시설보다 빨라, 유족들도 반기는 분위기
드넓은 부지에 펼쳐진 산림과 공원, 장사시설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

세종시 은하수공원. 화장로 가동 시간이 짧고, 주민들과 어우러진 공간으로 조성돼 기피시설이라는 편견이 깨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재환 기자
세종시 은하수공원. 화장로 가동 시간이 짧고, 주민들과 어우러진 공간으로 조성돼 기피시설이라는 편견이 깨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재환 기자

명복공원 현대화 사업과 함께 대구경북 지역 화장시설 신설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종시 '은하수공원'은 인근 주민들과 어우러진 공간으로, 장사시설이 기피시설이라는 편견을 깨고 있다.

대구시도 유족들과 일반 시민들의 공감대를 모두 얻어낼 수 있는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세종시설관리공단(공단)에 따르면 은하수공원은 지난 1988년 타계한 SK그룹 최종현 회장의 '화장시설을 지어 기부하라'는 유언을 토대로 SK가 500억원을 들여 건립 후 세종시에 기부했다. 2010년에 처음 문을 열었고 2017년부터 공단이 운영하고 있다.

대지면적 36만580㎡의 부지에 올라선 은하수공원은 종합장사시설이다. 장례식장부터 화장장, 봉안당(납골당), 자연장 등 모든 장례 절차를 한 곳에서 일사천리로 치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곳을 찾는 고인 비율은 관내보다 지역 밖이 더 많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화장로가 가동되는 여건도 좋다. 시신의 체구와 근육량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은하수공원 화장로의 순수 화장 시간은 평균 50분이다. 명복공원이 80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0%가량 시간이 단축되는 셈이다.

지난 7일 이곳에서 모친 장례를 치른 A(60) 씨는 "화장이 길수록 고인을 보내는 유족은 마음이 좋지 않은데, 빨리 끝난다면 모두가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화장시설 특성상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자체적으로 방지시설을 설치했다. 화장으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측정하고 기준 초과 시 암모니아를 분사해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고 있다.

주변에 마련된 편의시설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0기의 화장로가 있는 만큼 유족대기실도 그 수가 같다. 5년 전 이곳에서 화장을 치렀다는 B(64) 씨는 "다른 유족들을 신경 쓰지 않고 우리 가족만 애도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참으로 좋았다"며 "이 같은 기억이 있어서 장례를 치른 지인에게도 이곳을 추천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넓은 부지에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곳곳에 보였다. 자연장지가 마련된 7만여㎡ 부지에는 드넓은 정원 형태의 산책로와 산림이 펼쳐져 있어 숲속을 연상케 했다.

평소 이곳에 걷기 위해 온다는 C(76) 씨는 "유족만이 아닌 일반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 확실히 많다"며 "통상 화장장이나 장지가 있는 곳은 기피하기 마련인데 은하수공원은 큰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고 반겼다.